본문 바로가기
2009.06.12 03:59

날염, 나염

조회 수 9288 추천 수 1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날염, 나염

패션도 시대를 반영한다. 외환위기가 닥친 그해 봄은 검정 옷이 유행했다. 얇아진 지갑에 맞춰 실용성이 강조된 결과다. 그러나 불황에도 화려한 옷이 유행할 때가 있다. 우울한 시대일수록 낭만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2005년 패션 경향을 보여주는 '서울컬렉션'에서도 꽃무늬가 '나염'된 천 등으로 만든 화려한 분위기의 패션이 주류를 이뤘다. 우리 경제의 희망 행진곡은 패션계에서부터 울려퍼질 모양이다.

섬유나 패션 기사에서 '나염'이란 말을 자주 접한다. "유명 브랜드의 손수건ㆍ넥타이 등 각종 직물류는 나염에 따라 상품의 질이 좌우되기도 한다" "그는 우리나라 최고의 나염 기술자로 '색채의 마술사'로 불린다" 등으로 쓰는 일이 많다. 일상에서도 나염 스카프, 직물 나염이라고 말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잘못 쓰고 있는 말로 '날염'이라고 해야 한다. '날염'은 직물에 부분적으로 착색해 무늬가 나타나도록 염색하는 기술이다. '날'자는 도장을 찍는 것을 뜻하는 '날인(捺印)'과 한자어가 같다. 즉 누르다.찍다의 '날(捺)'과 물들이다의 '염(染)'으로 구성된 한자어다. 발음은 [나렴]으로 나지만 '날염'이라고 써야 한다. 모임 등의 비용으로 여럿이 얼마씩 돈을 내어 거두는 것을 뜻하는 '추렴'이 '출렴(出斂)'에서 변한 것처럼 'ㄹ탈락현상'으로 이해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추렴에서 ㄹ이 탈락한 것은 ㄹ이 겹치기 때문이다. 날염의 경우 ㄹ이 겹치지 않는다. '나염'은 근거 없이 'ㄹ'을 탈락시킨 것으로, 일반인의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086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727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2386
1628 살림 風磬 2006.12.26 6198
1627 살망졍이 바람의종 2009.07.26 6511
1626 살사리꽃 바람의종 2009.09.07 7065
1625 살아 진천 죽어 용인 바람의종 2008.01.15 16353
1624 살얼음 / 박빙 바람의종 2010.10.30 10193
1623 살인 진드기 風文 2020.05.02 1322
1622 살짝궁, 살짜궁 / 살짝이, 살짜기 바람의종 2010.12.19 11127
1621 살찌다, 살지다 바람의종 2010.04.07 9953
1620 살처분 바람의종 2010.10.30 7334
1619 살코기 바람의종 2009.10.08 7563
1618 살쾡이 file 바람의종 2009.07.15 6088
1617 살피재 바람의종 2008.05.27 7958
1616 삼가 바람의종 2008.10.04 5276
1615 삼겹살의 나이 바람의종 2012.05.04 11939
1614 삼디가 어때서 風文 2022.02.01 1084
1613 삼박하다 風磬 2006.12.26 13500
1612 삼복더위 바람의종 2009.03.04 8093
1611 삼삼하다 風磬 2006.12.29 11069
1610 삼수갑산 바람의종 2010.03.07 10060
1609 삼수갑산을 가다 바람의종 2008.01.16 8551
1608 삼십육계 줄행랑 바람의종 2008.01.16 12277
1607 삼우제 바람의종 2007.07.20 1064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 86 87 88 89 90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