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씨의 사용
말을 어떻게 하고, 잘 헤아리느냐에 따라 삶에 추진력이 붙기도 하고 기분이 저하되기도 한다. 우리말 토씨의 쓰임새는 매우 다양하다. '은퇴 후 무얼 하시겠습니까?'라는 물음에 '그저 여행이나 다니고 밭이나 갈아야겠다'고 대답했다면 어떤 느낌을 받을까. 여기에 쓰인 토씨 '-이나'를 보면 상황에 따라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하면서 마치 그것이 마음에 차지 않는 것처럼 겸손을 가장할 때나 '최소한 허용할 수 있는 마지못한 선택'이라는 것을 은연중 나타내는 기능이 한쪽에 자리잡고 있다. '100명이나 모였다' '벌써 반이나 끝냈다'에서는 '-이나'가 생각했던 것보다 정도가 커 놀람의 뜻이 수반되는 경우지만,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 '엿이나 먹어라'에서는 '-이나'가 부정적 이미지로 쓰여 어감이나 분위기를 좋지 않게 하는 때가 있는 등 같은 토씨라도 상황에 따라 쓰임이 다르므로 주의해야 한다.
반면 앞의 물음에 '여행도 다니고 밭도 갈고…'라고 대답했다면 분위기는 달라진다. '아기가 눈도 크고 입도 예쁘다' '임도 보고 뽕도 따고'등에 쓰인 '-도'는 주어가 처한 상황이나 마음의 상태가 긍정적인 자질의 단어(웃다, 좋다, 아름답다 등)와 합쳐질 때 재미있는 현상이 벌어진다. 여러 대상이나 일의 상태를 한 덩어리로 해 놀라움·감탄·기쁨 등을 크게 한다. 말하는 사람, 듣는 사람 모두 기분이 밝아짐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어떤 토씨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말의 진의가 잘못 전달될 수도 있으니 주의해 써야 한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60290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206793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21737 |
2864 | 졸립다 / 졸리다 | 바람의종 | 2009.07.08 | 9571 |
2863 | 존맛 | 風文 | 2023.06.28 | 1776 |
2862 | 족두리꽃 | 바람의종 | 2008.03.19 | 7546 |
2861 | 조카 | 바람의종 | 2007.03.26 | 11203 |
2860 | 조종, 조정 | 바람의종 | 2010.04.17 | 10971 |
2859 | 조족지혈 | 바람의종 | 2007.12.21 | 12603 |
2858 | 조조할인 | 바람의종 | 2010.08.17 | 16404 |
2857 | 조장 | 바람의종 | 2007.08.18 | 7242 |
2856 | 조이·조시 | 바람의종 | 2008.07.17 | 6525 |
2855 | 조의금 봉투 | 風文 | 2023.11.15 | 1426 |
2854 | 조우, 해우, 만남 | 바람의종 | 2009.07.27 | 12811 |
2853 | 조언과 충고 | 바람의종 | 2012.05.22 | 9631 |
2852 | 조앙가 | 바람의종 | 2009.09.23 | 7801 |
2851 | 조사됐다 | 바람의종 | 2010.04.25 | 8394 |
2850 | 조사 ‘밖에’ 뒤엔 부정하는 말 | 바람의종 | 2009.11.24 | 9700 |
2849 | 조바심하다 | 바람의종 | 2007.03.24 | 6788 |
2848 | 조리다와 졸이다 | 바람의종 | 2010.10.04 | 10593 |
2847 | 조리다, 졸이다 | 바람의종 | 2012.11.06 | 15484 |
2846 | 조그만한, 자그만한 | 바람의종 | 2010.03.26 | 10916 |
2845 | 조개껍질 | 바람의종 | 2010.07.23 | 10488 |
2844 | 조개 | 바람의종 | 2013.02.05 | 19905 |
2843 | 조강지처 | 바람의종 | 2007.12.21 | 1047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