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5.29 11:43

여부, 유무

조회 수 15363 추천 수 1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여부, 유무

'어이, ○○○씨, 회계분석 보고서 다음주 화요일까지 완성되겠지?' '물론이죠. 여부가 있겠습니까?' 이 대화에 쓰인 '여부'는 '(주로 있다, 없다와 함께 쓰여) 틀리거나 의심할 여지'를 뜻하는 것으로 혼동할 일이 거의 없다. 하지만 다음을 보자. '학생부와 수능시험 성적으로 학생들의 실력 측정이 불가능하다면 면접·구술·필기고사를 실시해서라도 자격 여부를 가려야 한다.' '내용증명 우편물의 법적 효력 여부가 궁금하다.' 이들 예문에 쓰인 '여부'는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그렇지만 꼼꼼히 들여다보면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여부(與否)'는 '그러함과 그러하지 아니함'을 뜻하는 말로, '사실 여부를 확인하다/ 한·미 동맹의 지속 여부를 논의하다'에서 보듯이 '사실이냐 아니냐/ 지속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이를 때 쓴다. '유무(有無)'는 '있음과 없음'을 뜻하는 말로, '잘못의 유무를 따지다/ 질병의 유무를 조사하다'에서 알 수 있듯이 '잘못이 있나 없나/ 질병이 있나 없나'등을 가리킬 때 쓴다. 예문에서는 '자격이 있나 없나'를, 그리고 '법적 효력이 있나 없나'를 뜻하므로 '여부'가 아니라 '유무'라고 해야 정확한 표현이 된다.

'후쿠자와 유키치에게 문명과 야만은 서구화 여부와 그 정도에 따라 결정될 뿐이다' '직장 상사들은 직장인의 가치를 평가할 때 전문적인 업무 기술보다 인성(人性)을 더 앞세우며, 인성 중에서도 특히 책임감 유무를 중요한 잣대로 삼고 있다' 등은 '여부'와 '유무'를 바르게 쓴 예들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999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649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1388
2314 혈혈단신 바람의종 2010.07.17 12199
2313 등용문 바람의종 2010.07.17 9288
2312 오랑우탄 아들 바람의종 2010.07.18 9872
2311 마을 가다 file 바람의종 2010.07.18 12163
2310 당기다와 댕기다 바람의종 2010.07.18 10553
2309 시각과 시간 바람의종 2010.07.18 10325
2308 싸대기 바람의종 2010.07.19 9002
2307 한글 바람의종 2010.07.19 8725
2306 ‘-다랗다’ 바람의종 2010.07.19 9727
2305 부수다와 부서지다 바람의종 2010.07.19 8142
2304 구소련 바람의종 2010.07.20 11836
2303 깜빡이 바람의종 2010.07.20 9480
2302 나룻 바람의종 2010.07.20 9651
2301 어미 ‘-디’ 바람의종 2010.07.20 7365
2300 주격조사 바람의종 2010.07.21 9553
2299 작다와 적다 바람의종 2010.07.21 12853
2298 조개껍질 바람의종 2010.07.23 10483
2297 에누리 바람의종 2010.07.23 10146
2296 와/과’와 ‘및’ 바람의종 2010.07.23 10532
2295 할려고? 하려고? 바람의종 2010.07.25 14602
2294 잿밥과 젯밥 바람의종 2010.07.25 11231
2293 ‘ㄹ’의 탈락 바람의종 2010.07.26 1066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5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