눌은밥, 누른밥, 누룽지 / 눌어붙다, 눌러붙다
눌은밥, 누른밥, 누룽지 / 눌어붙다, 눌러붙다
회사 주변 식당 중에는 식사 후 더러 구수한 숭늉과 함께 눌은밥을 내오는 곳이 있다. 비록 예전의 가마솥에서 생기는 누룽지로 만든 눌은밥과는 비교가 되지 않지만 구수하고 부드러운 그 맛이 그리워 많은 이가 즐겨 찾는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눌은밥을 누룽지와 혼동해 '아주머니, 누룽지 주세요. 따끈한 숭늉 좀 마시게'라고 말한다. 또한 누룽지를 눌은밥이라고 말하는 이도 적지 않다. 그러나 눌은밥과 누룽지는 분명 의미가 다른 말이다. 누룽지는 '솥 바닥에 눌어붙은 밥'을 뜻하고, 눌은밥은 '솥 바닥에 눌어붙은 밥에 물을 부어 불려서 긁은 밥'을 말한다. 이렇듯 뜻이 다른데 사람들은 누룽지를 눌은밥과 같은 말이거나 사투리로 잘못 알고 사용하는 것 같다. 간혹 그 구분을 제대로 하는 사람 중에도 눌은밥을 '누른밥'으로 쓰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는 눌은밥의 발음이 [누른밥]으로 나기 때문인 듯하다. '누룽지가 밥솥 바닥에 눌러붙어 떨어지지 않는다'처럼 '눌어붙다'를 '눌러붙다'로 쓰는 사람이 있는데 이 또한 잘못이다. 두 단어의 원형을 살펴보면 이를 쉽게 알 수 있다. '눌은밥'과 '눌어붙다'는 동사 '눋다'에서 생겨난 말이다. '눋다'는 '누런빛이 나도록 조금 타다'라는 뜻으로, '밥이 눌어 누룽지가 되었다'처럼 'ㄷ'불규칙 활용을 해 '눌은, 눌어, 눌으니, 눌으면' 등으로 쓰인다. 요즘처럼 전기밥솥으로 밥을 하면 밥이 되거나 설지언정 타지는 않는다. 그러나 누룽지가 생기지 않아 물을 붓고 푹 끓인 구수한 눌은밥을 만들어 먹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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