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14031 추천 수 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눌은밥, 누른밥, 누룽지 / 눌어붙다, 눌러붙다

회사 주변 식당 중에는 식사 후 더러 구수한 숭늉과 함께 눌은밥을 내오는 곳이 있다. 비록 예전의 가마솥에서 생기는 누룽지로 만든 눌은밥과는 비교가 되지 않지만 구수하고 부드러운 그 맛이 그리워 많은 이가 즐겨 찾는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눌은밥을 누룽지와 혼동해 '아주머니, 누룽지 주세요. 따끈한 숭늉 좀 마시게'라고 말한다. 또한 누룽지를 눌은밥이라고 말하는 이도 적지 않다. 그러나 눌은밥과 누룽지는 분명 의미가 다른 말이다. 누룽지는 '솥 바닥에 눌어붙은 밥'을 뜻하고, 눌은밥은 '솥 바닥에 눌어붙은 밥에 물을 부어 불려서 긁은 밥'을 말한다. 이렇듯 뜻이 다른데 사람들은 누룽지를 눌은밥과 같은 말이거나 사투리로 잘못 알고 사용하는 것 같다. 간혹 그 구분을 제대로 하는 사람 중에도 눌은밥을 '누른밥'으로 쓰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는 눌은밥의 발음이 [누른밥]으로 나기 때문인 듯하다. '누룽지가 밥솥 바닥에 눌러붙어 떨어지지 않는다'처럼 '눌어붙다'를 '눌러붙다'로 쓰는 사람이 있는데 이 또한 잘못이다. 두 단어의 원형을 살펴보면 이를 쉽게 알 수 있다. '눌은밥'과 '눌어붙다'는 동사 '눋다'에서 생겨난 말이다. '눋다'는 '누런빛이 나도록 조금 타다'라는 뜻으로, '밥이 눌어 누룽지가 되었다'처럼 'ㄷ'불규칙 활용을 해 '눌은, 눌어, 눌으니, 눌으면' 등으로 쓰인다. 요즘처럼 전기밥솥으로 밥을 하면 밥이 되거나 설지언정 타지는 않는다. 그러나 누룽지가 생기지 않아 물을 붓고 푹 끓인 구수한 눌은밥을 만들어 먹을 수가 없다.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41955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20354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09Nov
    by 바람의종
    2009/11/09 by 바람의종
    Views 14286 

    각둑이, 깍둑이, 깍두기, 깍뚜기

  5. No Image 30Nov
    by 바람의종
    2011/11/30 by 바람의종
    Views 14281 

    하꼬방

  6. No Image 29Sep
    by 風磬
    2006/09/29 by 風磬
    Views 14271 

    괄괄하다

  7. No Image 04Dec
    by 바람의종
    2009/12/04 by 바람의종
    Views 14268 

    빈축, 효빈, 눈살, 눈쌀

  8. No Image 16Nov
    by 風磬
    2006/11/16 by 風磬
    Views 14258 

    되바라지다

  9. No Image 27Jan
    by 바람의종
    2008/01/27 by 바람의종
    Views 14233 

    오지랖이 넓다

  10. No Image 19Jun
    by 바람의종
    2012/06/19 by 바람의종
    Views 14225 

    알았습니다. 알겠습니다.

  11. No Image 29May
    by 바람의종
    2009/05/29 by 바람의종
    Views 14180 

    미소를 띠다 / 미소를 띄우다

  12. No Image 18Jul
    by 바람의종
    2009/07/18 by 바람의종
    Views 14158 

    체신머리, 채신머리

  13. 죽음을 이르는 말들

  14. No Image 24Mar
    by 바람의종
    2010/03/24 by 바람의종
    Views 14129 

    버스 값, 버스비, 버스 요금

  15. No Image 04May
    by 바람의종
    2012/05/04 by 바람의종
    Views 14125 

    입천장이 '데이다'

  16. No Image 15Feb
    by 바람의종
    2010/02/15 by 바람의종
    Views 14103 

    부인, 집사람, 아내, 안사람

  17. No Image 18Apr
    by 바람의종
    2010/04/18 by 바람의종
    Views 14089 

    ‘앗다’와 ‘호함지다’

  18. No Image 30Apr
    by 바람의종
    2010/04/30 by 바람의종
    Views 14083 

    절이다, 저리다

  19. No Image 10Nov
    by 바람의종
    2010/11/10 by 바람의종
    Views 14060 

    바투

  20. No Image 31Dec
    by 바람의종
    2007/12/31 by 바람의종
    Views 14060 

    동티가 나다

  21. No Image 21Sep
    by 風磬
    2006/09/21 by 風磬
    Views 14052 

    고주망태

  22. No Image 19Feb
    by 바람의종
    2009/02/19 by 바람의종
    Views 14051 

    햇쌀, 햅쌀, 해쌀

  23. No Image 28May
    by 바람의종
    2009/05/28 by 바람의종
    Views 14031 

    눌은밥, 누른밥, 누룽지 / 눌어붙다, 눌러붙다

  24. No Image 19Jan
    by 風磬
    2007/01/19 by 風磬
    Views 14028 

    오사바사하다

  25. No Image 30Oct
    by 바람의종
    2010/10/30 by 바람의종
    Views 14013 

    진안주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