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5.28 16:38

껍질, 껍데기

조회 수 10677 추천 수 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껍질, 껍데기

'조개껍질 묶어 그녀의 목에 걸고/불가에 마주 앉아 밤새 속삭이네. ~' '조개껍질 묶어'라는 노래의 가사다. 과거 즐겨 듣던 곡이고, 야유회 등에서 자주 불렀다. 좋은 곡임에도 불구하고 이 노래는 '껍질'과 '껍데기'의 구분에 많은 혼란을 초래했다.

'껍질'은 양파·귤·사과 등의 겉을 싸고 있는 부드러운 층(켜)을, '껍데기'는 달걀·조개 등의 겉을 싸고 있는 단단한 물질을 뜻하므로 조개의 경우 '껍데기'가 맞다. 이 노래 때문에 '조개껍데기'보다 '조개껍질'이라 부르는 것이 편하고, 전체적으로 '껍질'과 '껍데기'의 차이가 잘 와 닿지 않는다. 달걀껍질·귤껍데기 등처럼 대충 편한 대로 쓰고 있다. 여행을 하다 조껍데기술에 돼지껍데기 안주로 한잔하는 경우가 있다. 맛은 좋지만 모두 맞지 않은 말이다.

조(좁쌀)는 먹을 것이 부족했던 옛날 식량으로 큰 몫을 했다. 특히 제주도에서 좁쌀 가루로 만든 떡을 '오메기떡'이라 하는데, '오메기'는 좀 오므라들게 만들었다는 데서 온 말이라고 한다. 조 껍질로 만든 술도 덩달아 '오메기술'이라 부르게 됐다. 언제부터인가 조를 갈아 만든 술을 '조껍데기술'이라 부른다. 옛날에는 조 껍질로 만들었으므로 '조껍질술'이 성립하지만 요즘은 알갱이로 만들기 때문에 이마저 어울리지 않는다. '좁쌀술'이 적당한 표현이다.

'돼지껍데기'도 '돼지껍질'이라 불러야 한다. 껍질이나 껍데기나 그게 그거 아니냐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말의 풍부한 어휘를 원래 뜻에 맞게 살려 쓰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61035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207541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222489
    read more
  4. 공쿠르, 콩쿠르

    Date2009.06.16 By바람의종 Views5776
    Read More
  5. 에다 / 에이다

    Date2009.06.15 By바람의종 Views10245
    Read More
  6. 알아야 면장한다.

    Date2009.06.15 By바람의종 Views6826
    Read More
  7. 세모, 세밑

    Date2009.06.12 By바람의종 Views7151
    Read More
  8. 날염, 나염

    Date2009.06.12 By바람의종 Views9332
    Read More
  9. 선택사양

    Date2009.06.11 By바람의종 Views6753
    Read More
  10. 쿠테타, 앰플, 바리케이트, 카바이드

    Date2009.06.11 By바람의종 Views8454
    Read More
  11. 달디달다, 다디단, 자디잘다, 길디길다

    Date2009.06.09 By바람의종 Views10822
    Read More
  12. 셀프-서비스

    Date2009.06.09 By바람의종 Views5940
    Read More
  13. 날더러, 너더러, 저더러

    Date2009.06.01 By바람의종 Views7675
    Read More
  14. 그라운드를 누비다, 태클, 세리머니

    Date2009.06.01 By바람의종 Views9452
    Read More
  15. 주위 산만, 주의 산만

    Date2009.05.31 By바람의종 Views10926
    Read More
  16. 토씨의 사용

    Date2009.05.31 By바람의종 Views6262
    Read More
  17. 망년회(忘年會)

    Date2009.05.30 By바람의종 Views6023
    Read More
  18. 재원(才媛), 향년

    Date2009.05.30 By바람의종 Views10007
    Read More
  19. 여부, 유무

    Date2009.05.29 By바람의종 Views15371
    Read More
  20. 미소를 띠다 / 미소를 띄우다

    Date2009.05.29 By바람의종 Views14319
    Read More
  21. 눌은밥, 누른밥, 누룽지 / 눌어붙다, 눌러붙다

    Date2009.05.28 By바람의종 Views14157
    Read More
  22. 껍질, 껍데기

    Date2009.05.28 By바람의종 Views10677
    Read More
  23. 사열 받다, 사사 받다, 자문 받다

    Date2009.05.26 By바람의종 Views12070
    Read More
  24. 여우비

    Date2009.05.26 By바람의종 Views6840
    Read More
  25. 두루치기

    Date2009.05.25 By바람의종 Views11388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5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