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어와 띄어쓰기
올 여름 고온 현상으로 연근해 바닷물이 뜨거워지자 오징어가 '먼바다'로 나가 어획량이 예년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고 한다. 연근해(沿近海)는 육지에서 가까운 바다다. 순 우리말로는 '앞바다'다.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넓은 바다는 '난바다'라고 한다. 여기서 '먼바다'는 '먼 바다'로 띄어 써야 한다. 기상예보 용어로의 '먼 바다'는 동해 20㎞, 서해·남해는 40㎞ 밖의 바다를 말한다. 동해 쪽 20㎞, 서해·남해 쪽 40㎞ 이내는 '앞바다'다. '바다의 물결은 앞바다 1.5m, 먼 바다 2m로 일겠습니다'와 같이 쓰인다.
경기 침체가 길어지자 모두 '죽을 맛'이라고 아우성친다. '쓴 맛, 매운 맛' 다 봤으니 '살 맛' 나는 세상이 그리울 만하다. 여기서 '쓴 맛, 매운 맛, 살 맛'은 '쓴맛·매운맛·살맛'으로 붙여 써야 한다. 어떨 때 띄어 쓰고, 어떨 때 붙여 쓰나. 우리글 띄어쓰기의 큰 원칙은 낱말(단어)마다 띄어 쓰는 것이다. 단어는 형태론적으로 '빵·하늘' 같은 단일어와 복합어로 나뉜다. '살맛'은 형태상 두 낱말(生+味)로 보여도 두 요소가 합쳐져 새로운 의미(세상을 살아가는 재미나 의욕)를 갖는 복합어이므로 붙여 써야 한다.
'먼 바다''죽을 맛'은 아직 사전에서 복합어로 대접하지 않는다(본지는 국가기관인 국립국어연구원에서 펴낸 표준국어대사전을 판단의 준거로 함). 따라서 띄어 써야 한다. 다음 회부터 어려운 용어가 꽤 나옵니다. 다음을 띄어 쓰면서 머리를 식혀 보세요. '너무지개같다'(7월 15일자 '굿데이 유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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