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3.23 09:28

웃긴, 웃기는

조회 수 8193 추천 수 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웃긴, 웃기는

인터넷에서 영화를 소개하는 다음과 같은 글을 봤다. '시실리라는 마을에서 벌어지는 무섭고 웃긴 이야기'. 이처럼 요즘 '웃기는'을 써야 할 자리에 '웃긴'을 쓰는 사람이 많아졌다. '웃기는'과 '웃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웃기다'는 '웃게 만들다'라는 뜻의 동사다. '웃기는'과 '웃긴'은 둘 다 '웃기다'에서 활용한 것이지만 시제가 서로 다르다. 다음 예를 보자.

'아이에게 해열제를 먹인 후 일찍 재웠다.'
'어린애에게 약을 먹이는 일은 쉽지 않다.'

앞 문장의 '먹인'은 뒤에 오는 '후'라는 명사를 꾸미고, 뒤 문장의 '먹이는'은 '일'이라는 명사를 꾸민다. 이렇게 동사가 뒤의 명사 등을 꾸미는 관형형으로 될 때 어떤 어미가 오느냐에 따라 시제가 달라진다.

'는'이 오면 '밥을 먹는 사람' '빨리 가는 세월'에서 보듯 현재 시제를 표시한다. '은'이나 'ㄴ'을 쓰면 '밥을 먹은 사람' '빨리 간 세월'처럼 과거가 된다. 그러므로 과거 시제를 써 '웃긴 이야기'라고 하면 '과거에 누구를 웃게 만든 이야기'라는 의미가 된다. 현재 시제를 쓴 '웃기는 이야기'는 '내용이 우습거나 엉뚱해서 사람을 웃게 만드는 이야기'라는 뜻이다.

이제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예문이 말하려는 것은 영화의 성격과 내용이 '무섭고 우습다'라는 것이지 '과거에 누구를 웃게 한 영화'라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여기서 '웃긴'을 쓰면 어색하다. '웃기는 이야기' 또는 '우스운 이야기'라고 해야 의도한 대로 뜻이 전달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766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415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9097
1980 나래, 내음, 뚝방길 바람의종 2009.03.16 8074
1979 뽀록나다 바람의종 2009.03.17 8207
1978 넉넉지/넉넉치 바람의종 2009.03.17 14488
1977 떠벌리다/떠벌이다 바람의종 2009.03.17 10646
1976 상서롭다/상스럽다 바람의종 2009.03.17 27647
1975 바람의종 2009.03.18 5172
1974 옳은 말씀 바람의종 2009.03.18 7846
1973 가열차다, 야멸차다 바람의종 2009.03.18 11204
1972 아니예요 바람의종 2009.03.18 6721
1971 추파와 외도 바람의종 2009.03.18 7790
1970 모르지비! 바람의종 2009.03.23 5992
1969 고소마리 바람의종 2009.03.23 5135
1968 바바리 바람의종 2009.03.23 7513
1967 ~까지, ~조차, ~마저 바람의종 2009.03.23 11419
» 웃긴, 웃기는 바람의종 2009.03.23 8193
1965 주접떨다, 주접든다 바람의종 2009.03.23 18668
1964 뻐꾸기 바람의종 2009.03.24 7107
1963 과반수 바람의종 2009.03.24 8280
1962 저 버리다, 져 버리다, 처 버리다 쳐 버리다 바람의종 2009.03.24 22090
1961 번지르한, 푸르른 바람의종 2009.03.24 7632
1960 모두에게? 바람의종 2009.03.25 5350
1959 "못"의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3.25 1621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