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3.18 04:24

가열차다, 야멸차다

조회 수 11357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가열차다, 야멸차다

글에도 맛이 있다. 사람마다 말투가 다르듯 글투도 다양하다. 남성적인 글이 있는가 하면 부드럽고 섬세한 느낌을 주는 글도 있다. 그러한 맛을 내기 위해 작가들은 하나의 낱말 선택에 온갖 정성을 기울인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말을 만들기도 하고 잊힌 우리말을 살려 쓰기도 한다. 사투리가 사회성을 인정받아 표준어가 된 예도 있다. 최근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말도 이러한 규범성을 획득해 사전에 오를 날이 올지 모른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글을 쓸 때는 바른 표기법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입엔 익었지만 표준어가 아닌 것도 많다. 대표적인 경우가 '가열차다'다. "서울의 골목을 누비면서 가열찬 투쟁을 했다"란 문장에서 '가열찬'을 '가열한'으로 바꾸면 오히려 생소한 느낌이 들거나 '가혹하고 격렬하다(苛烈)'란 단어의 맛이 떨어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는 '가열차다'란 표현을 보람차다ㆍ희망차다와 같은 구조로 생각해 자연스럽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열하다'가 표준어다.

비슷한 예로 '태도가 차고 야무지다'란 뜻의'야멸차다'가 있다. "여론은 그들을 야멸차게 비난했다"처럼 쓰인다. 사람의 성격ㆍ태도를 나타내는 말 중에 매몰차다·대차다 등 '-차다'란 형태가 많다. 이와 연관지어 '야멸차다'가 맞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야멸치다'로 써야 한다. 편하고, 재미있다고 손 가는 대로 글을 쓰는 사람이 넘쳐난다.

맞춤법은 무시되기 일쑤고 국적 불명의 외계어가 난무한다. 바루어 쓰는 게 표현을 가두는 일은 아니다. 오히려 바루지 않은 문장에선 진정한 글맛을 기대하기 어렵다.

# 가열차다→가열하다 # 야멸차다→야멸치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430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092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5838
290 통장을 부르다 바람의종 2008.04.17 11594
289 통째/통채 바람의종 2008.09.03 11776
288 통틀어 바람의종 2007.03.30 7426
287 통합키로, 참석키로 바람의종 2010.05.08 12629
286 퇴짜 바람의종 2007.08.31 10338
285 퇴화되는 표현들 / 존댓말과 갑질 風文 2020.07.07 2194
284 투성이 바람의종 2010.08.27 9391
283 퉁구스 말겨레 바람의종 2008.02.16 10755
282 퉁맞다 바람의종 2007.03.30 8202
281 튀기말, 피진과 크레올 바람의종 2008.03.04 12606
280 튀르기예 / 뽁뽁이 風文 2020.05.21 1814
279 트랜스 바람의종 2010.01.11 11134
278 트레킹, 트래킹 바람의종 2009.03.27 8758
277 파경 바람의종 2007.09.01 11116
276 파고다 바람의종 2010.02.09 11732
275 파국 바람의종 2007.09.01 9023
274 파랑새 바람의종 2009.06.16 7429
273 파랗네, 파레지다 바람의종 2009.04.03 10138
272 파랗다와 푸르다 윤영환 2008.09.03 8542
271 파리지옥풀 바람의종 2008.03.15 9108
270 파스 바람의종 2009.05.01 12973
269 파열음 바람의종 2010.01.15 1020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37 138 139 140 141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