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3.01 20:50

사족 / 사죽

조회 수 7627 추천 수 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사족 / 사죽

누구나 한번쯤 문학청년을 꿈꿔 봤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영화청년'을 꿈꾸는 젊은이가 늘고 있다고 한다. 고교 교재로 영화 교과서가 나오고, 각종 영화제엔 영화 학도가 넘쳐난다. 지난해 '잠 안 자고 영화 보기'대회에서 59시간4분이란 한국 신기록이 수립되기도 했지만 영화제에서 만나는 영화광들의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다.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커피를 10잔 이상 마시며 밤새워 영화 보기에 열중하는 그들의 열정은 1000만 관객 시대를 연 저력일 수도 있고, 한국 영화산업의 장밋빛 미래일 수도 있다.

이렇듯 무슨 일에 반하거나 혹해 꼼짝 못할 때 '사죽을 못 쓰다'라고 한다. "말론 브랜도가 나오는 영화라면 사죽을 못 쓴다"처럼 표현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는 틀린 표기로,'사족을 못 쓰다'로 해야 한다.

'사족(四足)'은 짐승의 네 발 또는 네 발 가진 짐승을 뜻한다. 두 팔과 두 다리를 가리키는 사지(四肢)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따라서'사지를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좋아한다'고 표현할 때는 '사족을 못 쓰다'라고 해야 맞다.

한편'군더더기 설명'이란 뜻으로 쓰이는 '사족(蛇足)'은 화사첨족(畵蛇添足)의 준말로 한자가 다르다. 뱀을 빨리 그리는 경쟁에서 제일 먼저 그린 사람이 있지도 않은 발까지 그려 넣어 실패했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사족 하나.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식혀줄 영화 잔치가 시작됐다. 24일까지 열리는 '부천국제영화제'의 테마는 환상과 공포다. 영화라면 '사족을 못 쓰는' 영화광이 아니라도 오싹한 공포 속으로 문화 피서를 떠나 보는 건 어떨까?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1361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785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2784
1258 성대묘사 바람의종 2011.12.05 7701
1257 올미동이 바람의종 2008.11.11 7697
1256 오마대·기림대·오고타이 바람의종 2008.04.26 7695
1255 한번, 한 번 바람의종 2009.03.26 7694
1254 동기간 바람의종 2007.06.28 7693
1253 (공장)부지 바람의종 2007.10.13 7689
1252 강추위 바람의종 2009.12.18 7688
1251 죽으깨미 바람의종 2009.05.04 7684
1250 오소리 바람의종 2009.07.18 7682
1249 섭씨 바람의종 2007.07.23 7682
1248 번지르한, 푸르른 바람의종 2009.03.24 7679
1247 듬실과 버드실 바람의종 2008.01.25 7678
1246 공암진 바람의종 2008.04.27 7678
1245 러닝머신 바람의종 2012.05.22 7678
1244 나무노래 바람의종 2008.01.17 7676
1243 청신호 바람의종 2007.08.30 7675
1242 너랑 나랑 바람의종 2008.11.15 7672
1241 샌드위치 바람의종 2008.02.15 7671
1240 가겠소 / 가겠오 바람의종 2009.02.07 7668
1239 따발/따발총 바람의종 2008.03.16 7667
1238 태백산과 아사달 바람의종 2008.01.21 7662
1237 한강과 사평 바람의종 2008.06.05 766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