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듬나물
어떤 명칭을 두고 하필이면 그렇게 이름을 지었을까 생각해 본 적이 몇 번씩은 있을 것이다. 설날에 얇게 썰어 국을 끓여 먹는 가는 원통형의 떡을 가래떡이라고들 한다. 물론 떡의 모양을 염두에 두고 지은 명칭이겠지만 그 이름을 부를 때 예민한 이들은 떡 모양만 떠올리는 게 아니라 지저분한 어떤 것을 생각하게 된다. 음식 이름이라면 그것이 주는 이미지도 생각해야 할 텐데 못마땅하다. 또 식당에 가면 자주 나오는 반찬 중에 사람들이 흔히 '비듬나물'이라고 부르는 것이 있다. 그런데 다행히도 이것은 바른 명칭이 아니다. 이 나물의 재료 이름은 '비듬'이 아니라 '비름'이다. 그러므로 제대로만 불러주면 기분 나쁜 '비듬나물'이 아니라 '비름나물'을 먹을 수 있다.
기소권을 줄 것인가로 논란 중인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의 처음 약칭은 '공비처'였다. 신문·방송에도 한동안 오르내렸다. 남북이 지금보다 날카롭게 대립했던 시절을 겪은 사람들은 이 이름을 보고 마음이 불편했을 것이다. 왜 하필이면 무장공비를 떠올리게 하는 공비처란 말인가. 관계자 중에도 이런 생각을 한 사람이 있었던지 어느 날 약칭은 '고비처'로 바뀌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느낌이 생경하다. 이곳에 불려가는 사람들은 큰 고비에 처할 것이니 그 이름이 제격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비리조사처'라고 부른다면 알아보기가 더 쉬울 것이다. 정부 부처 명칭을 지을 때도 국민의 정서와 말의 느낌을 헤아려 달라고 요구한다면 아직은 한가한 소리가 될까?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60833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207394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22286 |
1236 | 안절부절 하다 | 바람의종 | 2008.09.26 | 7044 |
1235 | 안절부절못하다 | 바람의종 | 2010.03.24 | 13333 |
1234 | 안정화시키다 | 바람의종 | 2012.04.23 | 13964 |
1233 | 안치다, 밭치다, 지게, 찌개 | 바람의종 | 2008.06.16 | 8411 |
1232 | 안치다, 안히다 / 무치다, 묻히다 | 바람의종 | 2009.05.01 | 15716 |
1231 | 안티커닝 | 바람의종 | 2009.06.17 | 8512 |
1230 | 안팎 | 바람의종 | 2010.11.26 | 11677 |
1229 | 안하다, 못하다 | 바람의종 | 2009.02.10 | 17782 |
1228 | 앉은부채 | 바람의종 | 2008.06.11 | 5557 |
1227 | 않는, 않은 | 바람의종 | 2008.09.29 | 15563 |
1226 | 않다의 활용 | 바람의종 | 2010.03.14 | 8115 |
1225 | 알력 | 바람의종 | 2007.07.31 | 7198 |
1224 | 알맞는, 알맞은 / 걸맞는, 걸맞은 | 바람의종 | 2012.09.11 | 16770 |
1223 | 알맹이, 알갱이 | 바람의종 | 2010.04.27 | 9529 |
1222 | 알바 | 바람의종 | 2007.12.27 | 7631 |
1221 | 알비 | 바람의종 | 2009.11.23 | 9499 |
1220 | 알아야 면장한다. | 바람의종 | 2009.06.15 | 6826 |
1219 | 알았습니다. 알겠습니다. | 바람의종 | 2012.06.19 | 14378 |
1218 | 알은척 / 아는 척 | 바람의종 | 2009.02.07 | 10865 |
1217 | 알은체는 아는 사이에서 | 바람의종 | 2009.11.12 | 9481 |
1216 | 알콩달콩, 오순도순, 아기자기, 오밀조밀 | 바람의종 | 2009.03.08 | 19285 |
1215 | 알타이말 | 바람의종 | 2007.10.23 | 10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