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2.21 09:34

비듬나물

조회 수 9800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비듬나물


어떤 명칭을 두고 하필이면 그렇게 이름을 지었을까 생각해 본 적이 몇 번씩은 있을 것이다. 설날에 얇게 썰어 국을 끓여 먹는 가는 원통형의 떡을 가래떡이라고들 한다. 물론 떡의 모양을 염두에 두고 지은 명칭이겠지만 그 이름을 부를 때 예민한 이들은 떡 모양만 떠올리는 게 아니라 지저분한 어떤 것을 생각하게 된다. 음식 이름이라면 그것이 주는 이미지도 생각해야 할 텐데 못마땅하다. 또 식당에 가면 자주 나오는 반찬 중에 사람들이 흔히 '비듬나물'이라고 부르는 것이 있다. 그런데 다행히도 이것은 바른 명칭이 아니다. 이 나물의 재료 이름은 '비듬'이 아니라 '비름'이다. 그러므로 제대로만 불러주면 기분 나쁜 '비듬나물'이 아니라 '비름나물'을 먹을 수 있다.

기소권을 줄 것인가로 논란 중인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의 처음 약칭은 '공비처'였다. 신문·방송에도 한동안 오르내렸다. 남북이 지금보다 날카롭게 대립했던 시절을 겪은 사람들은 이 이름을 보고 마음이 불편했을 것이다. 왜 하필이면 무장공비를 떠올리게 하는 공비처란 말인가. 관계자 중에도 이런 생각을 한 사람이 있었던지 어느 날 약칭은 '고비처'로 바뀌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느낌이 생경하다. 이곳에 불려가는 사람들은 큰 고비에 처할 것이니 그 이름이 제격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비리조사처'라고 부른다면 알아보기가 더 쉬울 것이다. 정부 부처 명칭을 지을 때도 국민의 정서와 말의 느낌을 헤아려 달라고 요구한다면 아직은 한가한 소리가 될까?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083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739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2286
1236 안절부절 하다 바람의종 2008.09.26 7044
1235 안절부절못하다 바람의종 2010.03.24 13333
1234 안정화시키다 바람의종 2012.04.23 13964
1233 안치다, 밭치다, 지게, 찌개 바람의종 2008.06.16 8411
1232 안치다, 안히다 / 무치다, 묻히다 바람의종 2009.05.01 15716
1231 안티커닝 바람의종 2009.06.17 8512
1230 안팎 바람의종 2010.11.26 11677
1229 안하다, 못하다 바람의종 2009.02.10 17782
1228 앉은부채 바람의종 2008.06.11 5557
1227 않는, 않은 바람의종 2008.09.29 15563
1226 않다의 활용 바람의종 2010.03.14 8115
1225 알력 바람의종 2007.07.31 7198
1224 알맞는, 알맞은 / 걸맞는, 걸맞은 바람의종 2012.09.11 16770
1223 알맹이, 알갱이 바람의종 2010.04.27 9529
1222 알바 바람의종 2007.12.27 7631
1221 알비 바람의종 2009.11.23 9499
1220 알아야 면장한다. 바람의종 2009.06.15 6826
1219 알았습니다. 알겠습니다. 바람의종 2012.06.19 14378
1218 알은척 / 아는 척 바람의종 2009.02.07 10865
1217 알은체는 아는 사이에서 바람의종 2009.11.12 9481
1216 알콩달콩, 오순도순, 아기자기, 오밀조밀 바람의종 2009.03.08 19285
1215 알타이말 바람의종 2007.10.23 1020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