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19 10:14
햇쌀, 햅쌀, 해쌀
조회 수 14314 추천 수 8 댓글 0
햇쌀, 햅쌀, 해쌀
우리말에서 '그해에 난 어떤 것'을 가리킬 때는 주로 접두사 '해-/햇-'이 쓰인다. '해암탉, 해콩, 해팥/햇감자, 햇과일, 햇김, 햇나물, 햇밤, 햇벼, 햇병아리, 햇보리, 햇비둘기' 등이 그 예다. '해-/햇-'은 다음에 오는 말이 모음으로 시작하거나 첫 자음이 된소리나 거센소리이면 '해-'를 쓰고, 그렇지 않으면 '햇-'을 쓴다.
그렇다면 '그해에 새로 난 쌀'을 가리키는 말은 무엇일까. 원래 '쌀'은 'ㅆ'이 단어의 첫머리에 오기 때문에 앞의 말대로라면 '해쌀'로 써야 하지만 특별히 '쌀'에는 'ㅂ'을 첨가해 '햅쌀'을 바른 표기로 삼고 있다. 그 이유는 '쌀'이 훈민정음이 만들어진 시기까지는 단어의 첫머리에 'ㅂ'소리를 가지고 있는 ''이었다. '쌀'의 어두에 'ㅂ'소리가 있는 것은 송나라 때 손목이 『계림유사』에서 '쌀'을 '보살(菩薩)'로 표기한 데에서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해'에서 'ㅂ'이 '해'의 받침소리로 나는 것이다. '찹쌀(차+쌀), 멥쌀(메+쌀), 좁쌀(조+쌀), 입쌀(이+쌀) 등도 같은 예다.
단어 첫머리에 'ㅂ'이 흔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쌀' 이외에 '댑싸리(대+싸리), 접때(저+때), 입때(이+때), 볍씨(벼+씨)' 등이 있다. 그러면 그해에 새로 난 포도나 포도주는 어떻게 적어야 할까. 앞의 말대로라면 '해포도, 해포도주'라고 써야 하는데 그렇게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부분 '햇포도, 햇포도주'로 쓴다. 아직 어느 사전도 여기에 대한 언급이 없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60518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207037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22015 |
2204 | "~들"의 남용 | 바람의종 | 2009.02.22 | 8137 |
2203 | 정상 정복, 등정 | 바람의종 | 2009.02.21 | 6424 |
2202 | 대미관, 대북관 | 바람의종 | 2009.02.21 | 6695 |
2201 | 비듬나물 | 바람의종 | 2009.02.21 | 9797 |
2200 | 국물, 멀국 / 건더기, 건데기 | 바람의종 | 2009.02.20 | 12962 |
2199 | 그대 있음에 | 바람의종 | 2009.02.20 | 8156 |
2198 | 꺽다 | 바람의종 | 2009.02.20 | 8719 |
2197 | 염두하지 못했다 / 마침맞다 | 바람의종 | 2009.02.19 | 7487 |
2196 | 딸리다, 달리다 | 바람의종 | 2009.02.19 | 8958 |
» | 햇쌀, 햅쌀, 해쌀 | 바람의종 | 2009.02.19 | 14314 |
2194 | ~의, ~와의 | 바람의종 | 2009.02.18 | 7475 |
2193 | 그슬리다, 그을리다 | 바람의종 | 2009.02.18 | 11096 |
2192 | 대단원의 막을 내리다. | 바람의종 | 2009.02.18 | 8725 |
2191 | 귀절 / 구절 | 바람의종 | 2009.02.17 | 11031 |
2190 | 울궈먹다 | 바람의종 | 2009.02.17 | 11445 |
2189 | 무더위 | 바람의종 | 2009.02.17 | 6609 |
2188 | 낱알, 낟알 / 옛, 예 | 바람의종 | 2009.02.14 | 8901 |
2187 | 홑몸, 홀몸 | 바람의종 | 2009.02.14 | 12253 |
2186 | 욕지거리. 욕지기 | 바람의종 | 2009.02.14 | 9971 |
2185 | 간지럽히다 | 바람의종 | 2009.02.12 | 9495 |
2184 | 모밀국수 | 바람의종 | 2009.02.12 | 6335 |
2183 | 속도위반 딱지를 뗐다 | 바람의종 | 2009.02.12 | 94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