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2.17 04:48

울궈먹다

조회 수 11481 추천 수 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울궈먹다

'따르릉.' '여보세요?' '아~. 안녕하세요. 사장님. 여기는 ○○부동산투자회사입니다. 이번에 ○○○에 좋은 투자처가 있어서….' 이런 전화를 받아보신 분들이 꽤 있을 것이다. 나라 경제가 어려울수록 큰돈을 벌게 해주겠다면서 온갖 감언이설로 선량한 시민들의 주머니에서 돈을 빼내려는 악덕 업자들이 아직도 활개를 치고 있다. '그 여자는 돈 많은 사내와 한 1~2년쯤 살다가 위자료나 듬뿍 울궈내서 괜찮은 술집이나 하나 차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 사람은 그 귀부인한테서 돈을 상당히 많이 울궈먹었다.'

어떤 구실로 남을 위협하거나 꾀어서 자신에게 필요한 돈이나 재물을 빼내는 것을 가리킬 때 '울궈내다' '울궈먹다'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울궈내다' '울궈먹다'는 표준어가 아니다. '우려내다' '우려먹다'로 써야 한다. '우려내다'에는 이외에도 '어떤 것을 물에 담가 성분·빛깔·맛 따위를 우러나게 한다'는 뜻이 있다. '적당한 온도의 깨끗한 물에 좋은 찻잎을 넣어야 제대로 된 맛과 향을 우려낼 수 있다'처럼 쓰인다. 원래 동사 '우리다'에는 이 두 가지 뜻이 다 들어 있으나, 뜻을 더 명확하게 나타내기 위해 '우려내다' '우려먹다'로 쓰게 된 것 같다. '우려먹다'는 한약이나 사골 같은 것을 여러 번 우려서 먹는다는 데에서 '이미 썼던 내용을 다시 써먹는다'는 뜻으로 의미가 확장됐는데, 이런 의미로 사용할 때에는 '우려먹다'만 쓸 수 있고 '우려내다'는 쓸 수 없다. '그 교수는 5년 전에 강의했던 연구 결과를 올해 또 우려먹었다'같이 쓰면 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395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1056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5254
2050 비싼 돈, 싼 돈 바람의종 2010.02.06 7560
2049 쓰이다, 쓰여, 씐 바람의종 2010.02.06 8309
2048 건달 바람의종 2010.02.06 7310
2047 맞히다와 맞추다 바람의종 2010.02.06 10752
2046 아르바이트 바람의종 2010.02.06 8062
2045 문화어에 오른 방언 바람의종 2010.02.06 8428
2044 들여마시다 바람의종 2010.01.28 8514
2043 하여, 하였다 바람의종 2010.01.28 9538
2042 사동사 바람의종 2010.01.28 8705
2041 자립명사와 의존명사 바람의종 2010.01.28 13412
2040 무단시 왜 그리 쌓소! 바람의종 2010.01.28 7696
2039 기면 기고 바람의종 2010.01.28 11658
2038 설화, 눈꽃, 상고대, 서리꽃 바람의종 2010.01.27 11684
2037 절감, 저감 바람의종 2010.01.27 17887
2036 어미 ‘-ㄹ지’,의존명사 ‘지’ 바람의종 2010.01.27 13439
2035 날으는 비행기? 바람의종 2010.01.27 8082
2034 도레미파솔라시 바람의종 2010.01.27 8646
2033 수근거리다, 소근거리다 바람의종 2010.01.26 10700
2032 죽음을 당하다 바람의종 2010.01.26 10769
2031 ‘-째’와 ‘채’ 바람의종 2010.01.26 8802
2030 벽창호 바람의종 2010.01.26 9597
2029 사람 이름 짓기 바람의종 2010.01.26 1140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