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2.17 04:48

울궈먹다

조회 수 11460 추천 수 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울궈먹다

'따르릉.' '여보세요?' '아~. 안녕하세요. 사장님. 여기는 ○○부동산투자회사입니다. 이번에 ○○○에 좋은 투자처가 있어서….' 이런 전화를 받아보신 분들이 꽤 있을 것이다. 나라 경제가 어려울수록 큰돈을 벌게 해주겠다면서 온갖 감언이설로 선량한 시민들의 주머니에서 돈을 빼내려는 악덕 업자들이 아직도 활개를 치고 있다. '그 여자는 돈 많은 사내와 한 1~2년쯤 살다가 위자료나 듬뿍 울궈내서 괜찮은 술집이나 하나 차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 사람은 그 귀부인한테서 돈을 상당히 많이 울궈먹었다.'

어떤 구실로 남을 위협하거나 꾀어서 자신에게 필요한 돈이나 재물을 빼내는 것을 가리킬 때 '울궈내다' '울궈먹다'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울궈내다' '울궈먹다'는 표준어가 아니다. '우려내다' '우려먹다'로 써야 한다. '우려내다'에는 이외에도 '어떤 것을 물에 담가 성분·빛깔·맛 따위를 우러나게 한다'는 뜻이 있다. '적당한 온도의 깨끗한 물에 좋은 찻잎을 넣어야 제대로 된 맛과 향을 우려낼 수 있다'처럼 쓰인다. 원래 동사 '우리다'에는 이 두 가지 뜻이 다 들어 있으나, 뜻을 더 명확하게 나타내기 위해 '우려내다' '우려먹다'로 쓰게 된 것 같다. '우려먹다'는 한약이나 사골 같은 것을 여러 번 우려서 먹는다는 데에서 '이미 썼던 내용을 다시 써먹는다'는 뜻으로 의미가 확장됐는데, 이런 의미로 사용할 때에는 '우려먹다'만 쓸 수 있고 '우려내다'는 쓸 수 없다. '그 교수는 5년 전에 강의했던 연구 결과를 올해 또 우려먹었다'같이 쓰면 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288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958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4294
1258 악바리 바람의종 2008.02.25 10122
1257 악발이 바람의종 2009.05.25 6034
1256 악착같다 바람의종 2007.05.17 10273
1255 악플 바람의종 2009.02.22 6752
1254 안 / 않 바람의종 2008.12.08 8939
1253 안 되다와 안되다 바람의종 2010.05.13 11646
1252 안 본 지 바람의종 2010.01.14 7580
1251 안 해, 안돼 바람의종 2009.08.06 7796
1250 안갚음 바람의종 2010.10.18 9771
1249 안갚음 風磬 2007.01.19 8950
1248 안갚음 / 앙갚음 바람의종 2008.06.03 7403
1247 안갯속 바람의종 2010.06.19 8807
1246 안겨오다 바람의종 2008.04.06 7407
1245 안녕하세요 바람의종 2010.05.30 10122
1244 안녕히, ‘~고 말했다’ 風文 2022.10.11 1386
1243 안성마춤 바람의종 2008.10.23 6069
1242 안시성과 아골관 바람의종 2008.01.19 6886
1241 안양 바람의종 2007.07.30 7537
1240 안전과 안정 바람의종 2010.03.13 11391
1239 안전문, 스크린 도어 바람의종 2010.11.25 9117
1238 안전성 / 안정성 바람의종 2012.09.24 16377
1237 안절부절 못하다 바람의종 2008.01.22 736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