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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7 04:48

울궈먹다

조회 수 11472 추천 수 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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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궈먹다

'따르릉.' '여보세요?' '아~. 안녕하세요. 사장님. 여기는 ○○부동산투자회사입니다. 이번에 ○○○에 좋은 투자처가 있어서….' 이런 전화를 받아보신 분들이 꽤 있을 것이다. 나라 경제가 어려울수록 큰돈을 벌게 해주겠다면서 온갖 감언이설로 선량한 시민들의 주머니에서 돈을 빼내려는 악덕 업자들이 아직도 활개를 치고 있다. '그 여자는 돈 많은 사내와 한 1~2년쯤 살다가 위자료나 듬뿍 울궈내서 괜찮은 술집이나 하나 차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 사람은 그 귀부인한테서 돈을 상당히 많이 울궈먹었다.'

어떤 구실로 남을 위협하거나 꾀어서 자신에게 필요한 돈이나 재물을 빼내는 것을 가리킬 때 '울궈내다' '울궈먹다'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울궈내다' '울궈먹다'는 표준어가 아니다. '우려내다' '우려먹다'로 써야 한다. '우려내다'에는 이외에도 '어떤 것을 물에 담가 성분·빛깔·맛 따위를 우러나게 한다'는 뜻이 있다. '적당한 온도의 깨끗한 물에 좋은 찻잎을 넣어야 제대로 된 맛과 향을 우려낼 수 있다'처럼 쓰인다. 원래 동사 '우리다'에는 이 두 가지 뜻이 다 들어 있으나, 뜻을 더 명확하게 나타내기 위해 '우려내다' '우려먹다'로 쓰게 된 것 같다. '우려먹다'는 한약이나 사골 같은 것을 여러 번 우려서 먹는다는 데에서 '이미 썼던 내용을 다시 써먹는다'는 뜻으로 의미가 확장됐는데, 이런 의미로 사용할 때에는 '우려먹다'만 쓸 수 있고 '우려내다'는 쓸 수 없다. '그 교수는 5년 전에 강의했던 연구 결과를 올해 또 우려먹었다'같이 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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