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2.17 04:48

울궈먹다

조회 수 11455 추천 수 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울궈먹다

'따르릉.' '여보세요?' '아~. 안녕하세요. 사장님. 여기는 ○○부동산투자회사입니다. 이번에 ○○○에 좋은 투자처가 있어서….' 이런 전화를 받아보신 분들이 꽤 있을 것이다. 나라 경제가 어려울수록 큰돈을 벌게 해주겠다면서 온갖 감언이설로 선량한 시민들의 주머니에서 돈을 빼내려는 악덕 업자들이 아직도 활개를 치고 있다. '그 여자는 돈 많은 사내와 한 1~2년쯤 살다가 위자료나 듬뿍 울궈내서 괜찮은 술집이나 하나 차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 사람은 그 귀부인한테서 돈을 상당히 많이 울궈먹었다.'

어떤 구실로 남을 위협하거나 꾀어서 자신에게 필요한 돈이나 재물을 빼내는 것을 가리킬 때 '울궈내다' '울궈먹다'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울궈내다' '울궈먹다'는 표준어가 아니다. '우려내다' '우려먹다'로 써야 한다. '우려내다'에는 이외에도 '어떤 것을 물에 담가 성분·빛깔·맛 따위를 우러나게 한다'는 뜻이 있다. '적당한 온도의 깨끗한 물에 좋은 찻잎을 넣어야 제대로 된 맛과 향을 우려낼 수 있다'처럼 쓰인다. 원래 동사 '우리다'에는 이 두 가지 뜻이 다 들어 있으나, 뜻을 더 명확하게 나타내기 위해 '우려내다' '우려먹다'로 쓰게 된 것 같다. '우려먹다'는 한약이나 사골 같은 것을 여러 번 우려서 먹는다는 데에서 '이미 썼던 내용을 다시 써먹는다'는 뜻으로 의미가 확장됐는데, 이런 의미로 사용할 때에는 '우려먹다'만 쓸 수 있고 '우려내다'는 쓸 수 없다. '그 교수는 5년 전에 강의했던 연구 결과를 올해 또 우려먹었다'같이 쓰면 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274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944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4162
1258 공공칠 바람의종 2011.11.10 10983
1257 방금 바람의종 2011.10.27 8797
1256 륙, 육 바람의종 2011.10.27 12364
1255 쉐보레 유감 바람의종 2011.10.25 10167
1254 언니와 학부형 바람의종 2011.10.25 8965
1253 만무방 바람의종 2011.05.01 9933
1252 별나다와 뿔나다의 ‘나다’ 바람의종 2011.05.01 9575
1251 센티 바람의종 2011.05.01 13451
1250 끊기다 바람의종 2011.05.01 12310
1249 있으매와 있음에 바람의종 2011.01.30 12652
1248 신장이 좋다? 바람의종 2011.01.30 11322
1247 아무개 바람의종 2011.01.30 12780
1246 곶감, 꽃감, 꽂감 바람의종 2011.01.30 12564
1245 전송과 배웅 바람의종 2010.12.19 13287
1244 부딪치다와 부딪히다 바람의종 2010.12.19 17337
1243 12바늘을 꿰맸다 바람의종 2010.12.19 12977
1242 구메구메 바람의종 2010.11.26 10781
1241 안팎 바람의종 2010.11.26 11688
1240 열릴 예정이다 바람의종 2010.11.26 10644
1239 국으로 바람의종 2010.11.25 10971
1238 보전과 보존 바람의종 2010.11.25 17464
1237 애먼 바람의종 2010.11.21 1203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