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2.17 04:43

무더위

조회 수 6631 추천 수 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무더위

6월 들어 30도를 넘는 때 이른 더위가 찾아왔다. 10년 만의 무더위가 닥치는 게 아니냐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무더위'를 막연하게 '심한 더위' 또는 '무시무시한 더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나, 그와는 다르다. '무더위'는 '물더위'에서 온 말이다. 습도가 높아 찌는 듯 견디기 어려운 더위를 뜻하며, 일반적인 더위와 달리 후텁지근하게 느껴지는 더위를 가리킨다.

'물'의 고어는 '믈'이다. 용비어천가에는 '미 기픈 므른…'이란 구절이 있다. 이 '믈' 또는 '물'이 다른 단어와 결합하면서 'ㄹ'이 탈락해 '므-' 또는 '무-'가 된 것이다. 늦가을에 처음 내리는 묽은 서리를 뜻하는 '무서리'의 고어는 '므서리'이고, '무지개'의 고어는 '므지개'다. 물을 뜻하는 '무-'가 들어간 단어는 이 밖에도 무살(물렁물렁하게 찐 살), 무자리논(물이 늘 고여 있는 논), 무자맥질(물 속에서 팔다리를 놀리며 떴다 잠겼다 하는 것) 등이 있다.

'무-'와 달리 물기가 적은 것을 뜻하는 단어는 '된-'으로, '되다'에서 온 말이다. '무서리'의 반대가 '된서리'다. '무더위' 외에 '불볕더위'라는 말도 쓰인다. 햇빛이 내리쬐어 따가운 더위를 '불볕더위' 또는 '불더위'라 부른다. 더위를 강조하기 위해 '불볕 무더위'라는 말을 쓰기도 하는데, '무더위'와 '불볕더위'는 다른 개념이어서 둘을 합쳐 놓으면 어색하다. '무더위'는 끓는 물의 뜨거운 김을 쐬는 듯한 더위를 뜻하는 '가마솥더위'나 '찜통더위'와 비슷한 말이다. 그러고 보니 어째 무서운 더위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437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1097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5680
2204 [re] 시치미를 떼다 file 바람의종 2010.11.17 13187
2203 시치미를 떼다 1 바람의종 2010.11.16 15539
2202 거절과 거부 바람의종 2010.11.16 9073
2201 선소리 바람의종 2010.11.21 12179
2200 애먼 바람의종 2010.11.21 12040
2199 보전과 보존 바람의종 2010.11.25 17464
2198 국으로 바람의종 2010.11.25 10973
2197 열릴 예정이다 바람의종 2010.11.26 10648
2196 안팎 바람의종 2010.11.26 11688
2195 구메구메 바람의종 2010.11.26 10781
2194 12바늘을 꿰맸다 바람의종 2010.12.19 12988
2193 부딪치다와 부딪히다 바람의종 2010.12.19 17339
2192 전송과 배웅 바람의종 2010.12.19 13297
2191 곶감, 꽃감, 꽂감 바람의종 2011.01.30 12578
2190 아무개 바람의종 2011.01.30 12783
2189 신장이 좋다? 바람의종 2011.01.30 11322
2188 있으매와 있음에 바람의종 2011.01.30 12657
2187 끊기다 바람의종 2011.05.01 12313
2186 센티 바람의종 2011.05.01 13456
2185 별나다와 뿔나다의 ‘나다’ 바람의종 2011.05.01 9583
2184 만무방 바람의종 2011.05.01 9943
2183 언니와 학부형 바람의종 2011.10.25 897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