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2.12 02:58

간지럽히다

조회 수 9531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간지럽히다

'물속에 발을 담그면 물고기들이 몰려들어 발가락을 간지럽히는 계곡-. 동화 속에나 나옴 직한 그런 인적 드문 골짜기가 아직도 이 땅에 남아 있다.'
'5월의 싱그러운 산들바람이 그들의 얼굴을 간질이며 지나갔다.'
'강아지풀을 뽑아 잠자는 동생의 콧구멍을 간지럼 태우자 동생은 잠결에 코끝을 비벼댔다.'

'간지럼 태우다' '간지럼 먹이다'를 한 단어로 표현할 경우 '간질이다'와 '간지럽히다' 중 어느 것이 맞을까? '간질이다'가 맞다. '간지럽히다'는 표준어가 아니다.

그런데 형용사 '간지럽다'를 (사)동사로 만들어 '간지럽히다'로 쓰는 것은 정말 잘못일까. '-히-'는 일부 형용사 어간 뒤에 붙어 '사동'의 뜻을 더하고 동사를 만드는 접미사다. 괴롭히다(←괴롭다), 붉히다(←붉다), 어지럽히다(←어지럽다) 등이 그 예다. '간지럽히다'는 이들과 같은 형태다. 맞춤법에서 '간지럽히다'를 비표준어로 규정해 버리면 그만이다. 그러나 다들 잘 알고 있다시피 언어는 스스로 생성하고 소멸한다. 실제 언어생활에서도 '간질이다'보다 '간지럽히다'가 훨씬 많이 쓰인다. 사람들이 쓰지 않으면 그 말은 사어(死語)가 된다. '덥다'의 사동사 '덥히다'가 많이 사용돼 새로 표준말이 된 것처럼 '간지럽히다'에도 생명을 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현실에서도 많이 쓰이며, 우리말 만들기 규칙에도 어긋나지 않는다. 간질이다, 간지럽히다, 간지럼 태우다 등 우리말 표현의 다양성을 위해서도 '간지럽히다'를 복수표준어로 허용해 주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64251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225575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22Feb
    by 바람의종
    2009/02/22 by 바람의종
    Views 8284 

    "~들"의 남용

  5. No Image 21Feb
    by 바람의종
    2009/02/21 by 바람의종
    Views 6433 

    정상 정복, 등정

  6. No Image 21Feb
    by 바람의종
    2009/02/21 by 바람의종
    Views 6705 

    대미관, 대북관

  7. No Image 21Feb
    by 바람의종
    2009/02/21 by 바람의종
    Views 9811 

    비듬나물

  8. No Image 20Feb
    by 바람의종
    2009/02/20 by 바람의종
    Views 13001 

    국물, 멀국 / 건더기, 건데기

  9. No Image 20Feb
    by 바람의종
    2009/02/20 by 바람의종
    Views 8175 

    그대 있음에

  10. No Image 20Feb
    by 바람의종
    2009/02/20 by 바람의종
    Views 8722 

    꺽다

  11. No Image 19Feb
    by 바람의종
    2009/02/19 by 바람의종
    Views 7499 

    염두하지 못했다 / 마침맞다

  12. No Image 19Feb
    by 바람의종
    2009/02/19 by 바람의종
    Views 8968 

    딸리다, 달리다

  13. No Image 19Feb
    by 바람의종
    2009/02/19 by 바람의종
    Views 14389 

    햇쌀, 햅쌀, 해쌀

  14. No Image 18Feb
    by 바람의종
    2009/02/18 by 바람의종
    Views 7509 

    ~의, ~와의

  15. No Image 18Feb
    by 바람의종
    2009/02/18 by 바람의종
    Views 11101 

    그슬리다, 그을리다

  16. No Image 18Feb
    by 바람의종
    2009/02/18 by 바람의종
    Views 8736 

    대단원의 막을 내리다.

  17. No Image 17Feb
    by 바람의종
    2009/02/17 by 바람의종
    Views 11043 

    귀절 / 구절

  18. No Image 17Feb
    by 바람의종
    2009/02/17 by 바람의종
    Views 11481 

    울궈먹다

  19. No Image 17Feb
    by 바람의종
    2009/02/17 by 바람의종
    Views 6622 

    무더위

  20. No Image 14Feb
    by 바람의종
    2009/02/14 by 바람의종
    Views 8927 

    낱알, 낟알 / 옛, 예

  21. No Image 14Feb
    by 바람의종
    2009/02/14 by 바람의종
    Views 12322 

    홑몸, 홀몸

  22. No Image 14Feb
    by 바람의종
    2009/02/14 by 바람의종
    Views 9995 

    욕지거리. 욕지기

  23. No Image 12Feb
    by 바람의종
    2009/02/12 by 바람의종
    Views 9531 

    간지럽히다

  24. No Image 12Feb
    by 바람의종
    2009/02/12 by 바람의종
    Views 6335 

    모밀국수

  25. No Image 12Feb
    by 바람의종
    2009/02/12 by 바람의종
    Views 9413 

    속도위반 딱지를 뗐다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