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2.10 00:26

장진, 장전

조회 수 10884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장진, 장전

남자들이 모이기만 하면 하는 얘기 중 첫째가 군대 시절에 관한 것이고, 그 다음은 축구라서 여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게 군대에서 축구하던 얘기라는 우스개가 유행한 적이 있다. 이렇듯 남자들에게 군대 시절은 영원한 화제의 샘이다. 분데스리가와 쌍벽을 이루는 '군대스리가' 못지않게 할 얘기가 많은 것이 사격훈련인데 피가 나고 알이 배고 이가 갈리는 피알아이(사격술 예비 훈련)를 거쳐 사대에 서면 '탄알 일발 장진.' '준비된 사수부터 사격 개시!' 이런 명령을 듣게 된다. 힘든 훈련 중 잠깐 쉬는 시간. 그때의 구호도 '담배 일발 장진'이다. 휴식이 조금 길 땐 갓 입대한 사병을 일으켜 노래를 일발 '장진'시키고 나머지 대원들이 '발사' 구호를 소리 높여 외치기도 한다. 우리는 이렇게 '장진'이라는 말을 많이 써왔다.

그러나 사실 '장진'은 이 상황엔 맞지 않는 단어다. 이때는 '장전(裝塡)'이라고 하는 것이 옳다. 이때의 전(塡)은 '메운다'는 뜻이고, 따라서 '장전'이라면 탄알을 약실에 '재어 넣는다'는 의미가 된다. 추측건대 장진이라고 쓰는 것은 전(塡)을 '진'으로 잘못 읽었거나 노리쇠의 후퇴 전진에서 나아갈 진(進)이 연상되기 때문은 아닐까.

최근 개인의 신념에 따라 병역을 거부한 사람에게 무죄 판결이 내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군대스리가' '일발 장진'의 험로를 거쳐온 사람들은 형평에 문제가 있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개인의 신념과 국가 안보, 형평을 조화시키는 솔로몬의 지혜가 도출됐으면 좋겠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719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367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8657
2772 쟁이와 장이 바람의종 2010.03.24 16170
2771 쟁이, 장이 바람의종 2010.07.09 14738
2770 잿밥과 젯밥 바람의종 2010.07.25 11194
2769 재판받는 한글 風文 2021.10.14 775
2768 재원(才媛), 향년 바람의종 2009.05.30 9960
2767 재야 바람의종 2007.08.15 7620
2766 재미 바람의종 2010.05.30 8626
2765 재료, 원료 바람의종 2010.06.20 11625
2764 재다, 메우다, 메기다 바람의종 2010.04.25 16546
2763 재기 옵소예! 바람의종 2009.11.03 7873
2762 재개비 바람의종 2008.02.25 6973
2761 재(齋)/제(祭) 바람의종 2009.02.07 10912
» 장진, 장전 바람의종 2009.02.10 10884
2759 장애의 올바른 용어 바람의종 2010.05.07 11233
2758 장애, 장해 바람의종 2009.08.03 9403
2757 장안 바람의종 2007.08.15 9132
2756 장수와 장사 바람의종 2010.02.28 9733
2755 장사진을 치다 바람의종 2008.01.29 10184
2754 장사 잘돼? 바람의종 2008.06.11 9927
2753 장본인 바람의종 2007.08.14 8421
2752 장보고·논복 바람의종 2008.05.29 8691
2751 장마비, 장맛비 / 해님, 햇님 바람의종 2009.02.22 1312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