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2.10 00:26

장진, 장전

조회 수 10889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장진, 장전

남자들이 모이기만 하면 하는 얘기 중 첫째가 군대 시절에 관한 것이고, 그 다음은 축구라서 여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게 군대에서 축구하던 얘기라는 우스개가 유행한 적이 있다. 이렇듯 남자들에게 군대 시절은 영원한 화제의 샘이다. 분데스리가와 쌍벽을 이루는 '군대스리가' 못지않게 할 얘기가 많은 것이 사격훈련인데 피가 나고 알이 배고 이가 갈리는 피알아이(사격술 예비 훈련)를 거쳐 사대에 서면 '탄알 일발 장진.' '준비된 사수부터 사격 개시!' 이런 명령을 듣게 된다. 힘든 훈련 중 잠깐 쉬는 시간. 그때의 구호도 '담배 일발 장진'이다. 휴식이 조금 길 땐 갓 입대한 사병을 일으켜 노래를 일발 '장진'시키고 나머지 대원들이 '발사' 구호를 소리 높여 외치기도 한다. 우리는 이렇게 '장진'이라는 말을 많이 써왔다.

그러나 사실 '장진'은 이 상황엔 맞지 않는 단어다. 이때는 '장전(裝塡)'이라고 하는 것이 옳다. 이때의 전(塡)은 '메운다'는 뜻이고, 따라서 '장전'이라면 탄알을 약실에 '재어 넣는다'는 의미가 된다. 추측건대 장진이라고 쓰는 것은 전(塡)을 '진'으로 잘못 읽었거나 노리쇠의 후퇴 전진에서 나아갈 진(進)이 연상되기 때문은 아닐까.

최근 개인의 신념에 따라 병역을 거부한 사람에게 무죄 판결이 내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군대스리가' '일발 장진'의 험로를 거쳐온 사람들은 형평에 문제가 있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개인의 신념과 국가 안보, 형평을 조화시키는 솔로몬의 지혜가 도출됐으면 좋겠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108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748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2601
2046 가겠소 / 가겠오 바람의종 2009.02.07 7592
2045 알은척 / 아는 척 바람의종 2009.02.07 10807
2044 그룹사운드 바람의종 2009.02.08 6866
2043 기러기 바람의종 2009.02.10 6732
2042 안하다, 못하다 바람의종 2009.02.10 17625
2041 ~에 있어서 바람의종 2009.02.10 6753
» 장진, 장전 바람의종 2009.02.10 10889
2039 부엌떼기, 새침데기, 귀때기 바람의종 2009.02.10 7564
2038 강남 바람의종 2009.02.12 6463
2037 속도위반 딱지를 뗐다 바람의종 2009.02.12 9351
2036 모밀국수 바람의종 2009.02.12 6285
2035 간지럽히다 바람의종 2009.02.12 9324
2034 넘이·넘우 바람의종 2009.02.14 6257
2033 욕지거리. 욕지기 바람의종 2009.02.14 9946
2032 홑몸, 홀몸 바람의종 2009.02.14 12022
2031 낱알, 낟알 / 옛, 예 바람의종 2009.02.14 8866
2030 너더리 바람의종 2009.02.17 5896
2029 무더위 바람의종 2009.02.17 6583
2028 울궈먹다 바람의종 2009.02.17 11415
2027 귀절 / 구절 바람의종 2009.02.17 10996
2026 카디건 바람의종 2009.02.18 6633
2025 대단원의 막을 내리다. 바람의종 2009.02.18 867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