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9.02.10 00:26

장진, 장전

조회 수 10926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장진, 장전

남자들이 모이기만 하면 하는 얘기 중 첫째가 군대 시절에 관한 것이고, 그 다음은 축구라서 여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게 군대에서 축구하던 얘기라는 우스개가 유행한 적이 있다. 이렇듯 남자들에게 군대 시절은 영원한 화제의 샘이다. 분데스리가와 쌍벽을 이루는 '군대스리가' 못지않게 할 얘기가 많은 것이 사격훈련인데 피가 나고 알이 배고 이가 갈리는 피알아이(사격술 예비 훈련)를 거쳐 사대에 서면 '탄알 일발 장진.' '준비된 사수부터 사격 개시!' 이런 명령을 듣게 된다. 힘든 훈련 중 잠깐 쉬는 시간. 그때의 구호도 '담배 일발 장진'이다. 휴식이 조금 길 땐 갓 입대한 사병을 일으켜 노래를 일발 '장진'시키고 나머지 대원들이 '발사' 구호를 소리 높여 외치기도 한다. 우리는 이렇게 '장진'이라는 말을 많이 써왔다.

그러나 사실 '장진'은 이 상황엔 맞지 않는 단어다. 이때는 '장전(裝塡)'이라고 하는 것이 옳다. 이때의 전(塡)은 '메운다'는 뜻이고, 따라서 '장전'이라면 탄알을 약실에 '재어 넣는다'는 의미가 된다. 추측건대 장진이라고 쓰는 것은 전(塡)을 '진'으로 잘못 읽었거나 노리쇠의 후퇴 전진에서 나아갈 진(進)이 연상되기 때문은 아닐까.

최근 개인의 신념에 따라 병역을 거부한 사람에게 무죄 판결이 내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군대스리가' '일발 장진'의 험로를 거쳐온 사람들은 형평에 문제가 있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개인의 신념과 국가 안보, 형평을 조화시키는 솔로몬의 지혜가 도출됐으면 좋겠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2693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935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4091
2182 부엌떼기, 새침데기, 귀때기 바람의종 2009.02.10 7644
» 장진, 장전 바람의종 2009.02.10 10926
2180 ~에 있어서 바람의종 2009.02.10 7005
2179 안하다, 못하다 바람의종 2009.02.10 17793
2178 알은척 / 아는 척 바람의종 2009.02.07 10873
2177 가겠소 / 가겠오 바람의종 2009.02.07 7767
2176 재(齋)/제(祭) 바람의종 2009.02.07 11011
2175 수육, 편육, 제육 바람의종 2009.02.05 10350
2174 단음절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2.05 8538
2173 하락세로 치닫다 바람의종 2009.02.05 13391
2172 머지않아/멀지않아 바람의종 2009.02.04 10310
2171 실업난 바람의종 2009.02.04 8620
2170 색감 바람의종 2009.02.04 6440
2169 경사가 가파라서 바람의종 2009.02.03 11893
2168 담배를 피다 바람의종 2009.02.03 11242
2167 배식 바람의종 2009.02.03 7548
2166 어리숙, 허수룩 / 텁수룩, 헙수룩 바람의종 2009.02.02 9249
2165 ~마라 / ~말라 바람의종 2009.02.02 9763
2164 흉칙하다 바람의종 2009.02.02 16481
2163 승락, 승낙 바람의종 2008.12.28 13818
2162 삐지다, 삐치다 바람의종 2008.12.28 12131
2161 기지개를 펴다, 피해를 입다 바람의종 2008.12.28 1107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