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2.28 15:58

승락, 승낙

조회 수 13674 추천 수 1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승락, 승낙

여의도에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진보ㆍ보수정당 모두 너나없이 정치 개혁을 외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국회에 문화적 충격이 필요하다"며 아예 '국회의원 특권 폐지 운동'에 나설 방침이다. 국회의원으로서의 의무를 팽개친 채 특권을 휘두르는 것을 더는 '허락'할 수 없다는 민의의 반영이다. '허락(許諾)'은 청하는 일을 하도록 들어주는 것을 뜻한다. 비슷한 말로 '승낙(承諾)'이 있다. 이것을 '승락'으로 잘못 쓰는 사람이 많은데, '승낙'이 바른 표기다. 이는 '諾(대답할 낙)'이 허락.수락(受諾).쾌락(快諾) 등에선 '락'으로 쓰이는 데서 오는 혼동 때문이다.

그렇다면 같은 글자를 왜 '낙'으로도 쓰고 '락'으로도 쓸까? 한글 맞춤법에서는 '한자어에서 본음으로도 나고 속음으로도 나는 것은 각각 그 소리에 따라 적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속음(俗音)'이란 한자의 음을 읽을 때 본음과는 달리 사회에서 널리 쓰는 음이다. 즉 본음은 [허낙]이지만 많은 사람이 발음하기 편리한 [허락]으로 읽기 때문에 이 현실 발음을 수용, '허락'으로 적는 것이다. 수락ㆍ쾌락도 마찬가지다. 반면 승낙은 [승낙]으로 발음되고 본음 그대로 표기하고 있다.

분노(憤怒)/희로애락(喜怒哀樂), 토론(討論)/의논(議論), 오륙십(五六十)/유월(六月), 십일(十日)/시월(十月), 팔일(八日)/초파일(初八日) 등도 같은 예다. 그러나 '匿(숨길 닉)'을 은닉(隱匿)/익명(匿名)처럼 표기하는 것은 이와 달리 두음법칙 때문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3835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491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199815
3124 ‘걸다’, 약속하는 말 / ‘존버’와 신문 風文 2023.10.13 1102
3123 환멸은 나의 힘 / 영어는 멋있다? 風文 2022.10.28 1104
3122 웰다잉 -> 품위사 風文 2023.09.02 1104
3121 일타강사, ‘일’의 의미 風文 2022.09.04 1115
3120 개양귀비 風文 2023.04.25 1128
3119 ‘사흘’ 사태, 그래서 어쩌라고 風文 2022.08.21 1131
3118 어쩌다 보니 風文 2023.04.14 1134
3117 흰 백일홍? 風文 2023.11.27 1141
3116 인기척, 허하다 風文 2022.08.17 1142
3115 ‘괴담’ 되돌려주기 風文 2023.11.01 1142
3114 옹알이 風文 2021.09.03 1147
3113 방언의 힘 風文 2021.11.02 1149
3112 우리나라 風文 2023.06.21 1149
3111 언어적 자해 風文 2022.02.06 1153
3110 외부인과 내부인 風文 2021.10.31 1159
3109 너무 風文 2023.04.24 1161
3108 4·3과 제주어, 허버허버 風文 2022.09.15 1167
3107 말 많은 거짓말쟁이 챗GPT, 침묵의 의미를 알까 風文 2023.06.14 1167
3106 국가 사전 폐기론, 고유한 일반명사 風文 2022.09.03 1171
3105 지명의 의의 風文 2021.11.15 1180
3104 공화 정신 風文 2022.01.11 1180
3103 열쇳말, 다섯 살까지 風文 2022.11.22 118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