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2.28 15:56

삐지다, 삐치다

조회 수 12114 추천 수 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삐지다, 삐치다

낭중지추(囊中之錐). 송곳은 주머니 속에 감추어도 저절로 삐져나오게 돼 있다는 데에서 생긴 말로,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사람들에게 자연스레 알려짐을 이르는 말이다. '삐져나오다'는 '속에 있는 것이 겉으로 불거져 나오다'를 뜻한다. '속옷이 밖으로 삐져나와 있는 것을 전혀 몰랐다' '비닐봉지의 아래쪽 터진 곳으로 붓 한 자루가 삐져나와 있었다'처럼 쓰인다. 당연히 비슷한 뜻의 말이라고 알고 있는'삐지다'는 이와 달리 '칼 따위로 물건을 얇고 비스듬하게 잘라내다'를 의미한다. '김칫국에 무를 삐져 넣다' '꽁치찌개는 굵은 감자를 숭숭 삐져 넣고 푹 끓여야 제 맛이 난다' 등이 바르게 쓰인 예다.

문제는 이 '삐지다'를 많은 사람이 '성이 나서 마음이 토라지다'의 뜻으로 잘못 사용한다는 점이다. '지선이는 잘 삐져서 친구들이 같이 안 놀려고 한다.' '그렇게 조그만 일에 삐지다니 그 친구 큰일은 못할 사람일세그려.' '그 여자 한번 삐지면 되우 오래간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조심해.' 이런 경우에는 '삐치다'를 써야 옳다.

'삐치다'에는 이 밖에 '일에 시달려 몸이나 마음이 몹시 느른하다'와 '글씨를 쓸 때 글자의 획을 비스듬히 내려쓰다'라는 뜻도 있다. 한편 '삐져나오다'는 '삐지다+나오다'로 구성된 말인데 이때의 '삐지다'는 그 의미가 '비어지다'(가려져 속에 있던 것이 밖으로 내밀어 나오다)와 관련된 것으로 보아 '칼 따위로 물건을 얇고 비스듬하게 잘라내다'의 뜻은 분명 아니다. 그런데 이런 뜻의 '삐지다'는 아직 사전에 실려 있지 않다.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55951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202572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217473
    read more
  4. 부엌떼기, 새침데기, 귀때기

    Date2009.02.10 By바람의종 Views7600
    Read More
  5. 장진, 장전

    Date2009.02.10 By바람의종 Views10915
    Read More
  6. ~에 있어서

    Date2009.02.10 By바람의종 Views6901
    Read More
  7. 안하다, 못하다

    Date2009.02.10 By바람의종 Views17760
    Read More
  8. 알은척 / 아는 척

    Date2009.02.07 By바람의종 Views10855
    Read More
  9. 가겠소 / 가겠오

    Date2009.02.07 By바람의종 Views7697
    Read More
  10. 재(齋)/제(祭)

    Date2009.02.07 By바람의종 Views10966
    Read More
  11. 수육, 편육, 제육

    Date2009.02.05 By바람의종 Views10335
    Read More
  12. 단음절 띄어쓰기

    Date2009.02.05 By바람의종 Views8502
    Read More
  13. 하락세로 치닫다

    Date2009.02.05 By바람의종 Views13274
    Read More
  14. 머지않아/멀지않아

    Date2009.02.04 By바람의종 Views10274
    Read More
  15. 실업난

    Date2009.02.04 By바람의종 Views8576
    Read More
  16. 색감

    Date2009.02.04 By바람의종 Views6409
    Read More
  17. 경사가 가파라서

    Date2009.02.03 By바람의종 Views11869
    Read More
  18. 담배를 피다

    Date2009.02.03 By바람의종 Views11208
    Read More
  19. 배식

    Date2009.02.03 By바람의종 Views7527
    Read More
  20. 어리숙, 허수룩 / 텁수룩, 헙수룩

    Date2009.02.02 By바람의종 Views9223
    Read More
  21. ~마라 / ~말라

    Date2009.02.02 By바람의종 Views9676
    Read More
  22. 흉칙하다

    Date2009.02.02 By바람의종 Views16314
    Read More
  23. 승락, 승낙

    Date2008.12.28 By바람의종 Views13781
    Read More
  24. 삐지다, 삐치다

    Date2008.12.28 By바람의종 Views12114
    Read More
  25. 기지개를 펴다, 피해를 입다

    Date2008.12.28 By바람의종 Views11049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