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2.26 07:34

승패, 성패

조회 수 8955 추천 수 1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승패, 성패

주사위는 던져졌다. 민주 정치의 성패를 좌우할 또 하나의 선거를 치렀다. 탄핵 역풍ㆍ박풍(朴風)ㆍ추풍(秋風)ㆍ노풍(老風) 등 그 어느 때보다 거센 바람 속에 민심은 하나의 염원을 안고 표를 던졌다. 뒤집기ㆍ굳히기ㆍ부풀리기ㆍ읍소하기ㆍ엄살떨기로 부산했던 각 정당도 이제 선거의 승패를 떠나 새롭게 도약하는 정치를 보여줄 때다. 성패와 승패를 가려 쓰는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게 여겨진다.

'성패(成敗)'는 '성공과 실패(되고 안 됨)'를, '승패(勝敗)'는 '승리와 패배(이기고 짐)'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둘 다 대립관계로 짜인 한자어로, 뜻이 확연히 구분됨에도 막상 표현할 때는 잘못 쓰는 경우를 종종 본다.

"17대 총선은 정치 개혁의 승패를 가름하는 분수령이다"
"여성정치 실험의 승패는 그들이 얼마나 자생력을 기르느냐에 달려 있다"라는 문장을 살펴보자.
언뜻 보기엔 문제가 전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승패'를 '성패'로 고쳐야 뜻이 통한다. 승부(勝負)를 가리는 게 아니라 과연 정치 개혁을 이뤄낼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1000표 이내로 선거의 성패가 갈린 곳은 20군데였다" "지지 정당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의 투표 향배가 총선 성패를 결정할 중요 변수다"도 잘못 쓰인 경우다.

선거에서 이기고 짐을 말하는 것이므로 '승패'로 고쳐야 바른 문장이 된다. 4ㆍ15 총선이 남긴 의미를 되새기며 승패를 떠난 화합의 정치를 기대해 본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480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1309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6435
2048 시라소니 file 바람의종 2010.01.09 8137
2047 시들음병/시듦병 바람의종 2011.11.20 11108
2046 시도하다 바람의종 2012.07.23 8564
2045 시덥지 않은 소리 바람의종 2010.10.30 9615
2044 시답잖다 風磬 2007.01.19 12320
2043 시달리다 風磬 2007.01.19 8588
2042 시다바리, 나와바리, 당일바리 바람의종 2012.03.05 17717
2041 시남이 댕게라! 바람의종 2009.12.18 7339
2040 시건 바람의종 2012.01.19 16552
2039 시거리와 시내 바람의종 2008.07.17 6219
2038 시간에 쫓기다, 차별금지법과 말 風文 2022.09.05 990
2037 시간, 시각 바람의종 2008.11.16 6519
2036 시각과 시간 바람의종 2010.07.18 10274
» 승패, 성패 바람의종 2008.12.26 8955
2034 승전보를 울렸다 바람의종 2010.03.15 9246
2033 승부욕 바람의종 2009.05.06 8140
2032 승락, 승낙 바람의종 2008.12.28 13704
2031 승냥이 file 바람의종 2010.01.11 10789
2030 슬하 바람의종 2007.07.28 6971
2029 슬리퍼 바람의종 2009.07.29 6924
2028 슬라이딩 도어 바람의종 2011.01.30 13828
2027 슬기와 설미 바람의종 2008.02.21 856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