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2.26 07:34

승패, 성패

조회 수 8952 추천 수 1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승패, 성패

주사위는 던져졌다. 민주 정치의 성패를 좌우할 또 하나의 선거를 치렀다. 탄핵 역풍ㆍ박풍(朴風)ㆍ추풍(秋風)ㆍ노풍(老風) 등 그 어느 때보다 거센 바람 속에 민심은 하나의 염원을 안고 표를 던졌다. 뒤집기ㆍ굳히기ㆍ부풀리기ㆍ읍소하기ㆍ엄살떨기로 부산했던 각 정당도 이제 선거의 승패를 떠나 새롭게 도약하는 정치를 보여줄 때다. 성패와 승패를 가려 쓰는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게 여겨진다.

'성패(成敗)'는 '성공과 실패(되고 안 됨)'를, '승패(勝敗)'는 '승리와 패배(이기고 짐)'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둘 다 대립관계로 짜인 한자어로, 뜻이 확연히 구분됨에도 막상 표현할 때는 잘못 쓰는 경우를 종종 본다.

"17대 총선은 정치 개혁의 승패를 가름하는 분수령이다"
"여성정치 실험의 승패는 그들이 얼마나 자생력을 기르느냐에 달려 있다"라는 문장을 살펴보자.
언뜻 보기엔 문제가 전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승패'를 '성패'로 고쳐야 뜻이 통한다. 승부(勝負)를 가리는 게 아니라 과연 정치 개혁을 이뤄낼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1000표 이내로 선거의 성패가 갈린 곳은 20군데였다" "지지 정당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의 투표 향배가 총선 성패를 결정할 중요 변수다"도 잘못 쓰인 경우다.

선거에서 이기고 짐을 말하는 것이므로 '승패'로 고쳐야 바른 문장이 된다. 4ㆍ15 총선이 남긴 의미를 되새기며 승패를 떠난 화합의 정치를 기대해 본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440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086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6028
2180 쉐보레 유감 바람의종 2011.10.25 10135
2179 륙, 육 바람의종 2011.10.27 12320
2178 방금 바람의종 2011.10.27 8763
2177 공공칠 바람의종 2011.11.10 10946
2176 나들목 / 조롱목 바람의종 2011.11.10 12757
2175 ‘말밭’을 가꾸자 바람의종 2011.11.11 8797
2174 사리 바람의종 2011.11.11 9804
2173 디엠제트 바람의종 2011.11.13 11706
2172 정보무늬 바람의종 2011.11.13 12402
2171 도시이름 바람의종 2011.11.14 13304
2170 복약 설명서 바람의종 2011.11.14 10975
2169 겨울올림픽 바람의종 2011.11.15 8803
2168 자(字) 바람의종 2011.11.15 10714
2167 가(價) 바람의종 2011.11.16 9154
2166 육상대회 바람의종 2011.11.16 11087
2165 짜장면과 오뎅 바람의종 2011.11.17 11269
2164 볏과 벼슬 바람의종 2011.11.17 11566
2163 시들음병/시듦병 바람의종 2011.11.20 11103
2162 훈민정음 반포 565돌 바람의종 2011.11.20 14520
2161 에프원(F1) 바람의종 2011.11.21 8942
2160 호프 바람의종 2011.11.21 13165
2159 퍼센트포인트 바람의종 2011.11.24 1327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