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석구분
17대 총선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출마자 다섯 명 중 한 명은 전과자라고 한다. 대부분 과거 민주화나 노동운동 관련 시국사범이지만 고액의 세금 체납자는 물론 폭력·사기·절도, 심지어 뺑소니 사범도 있다고 한다. 한 정당의 대변인은 '시국사범은 다른 전과자와의 차별성이 있는 만큼 옥석이 구분돼야 한다'고 밝혔다. 독재에 항거해온 지난날을 생각하면 맞는 말이다. 그러나 '옥석이 구분돼야 한다'는 표현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옥석구분(玉石俱焚)'은 옥(玉)과 돌(石)이 함께(俱) 탄다(焚)는 뜻으로, 중국 고전 『서경(書經)』의 '곤강(산 이름)에 불이 붙으면 옥과 돌이 함께 탄다(火炎崑岡 玉石俱焚)'는 구절에서 나온 것이다. 따라서 '옥석구분'은 옳은 사람이나 그른 사람 구별 없이 모두 재앙을 당하거나 좋은 것, 필요한 것까지 모두 잃어버리게 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실적주도 옥석 구분이 어렵다' '불건전 게임이 많으므로 옥석을 구분해야 한다' '영화 감상자는 나름대로 옥석을 구분해 선택한다' 등은 원래의 '옥석구분'과는 동떨어진 표현이다. '옥석이 구분돼야 한다'를 본디 뜻에 맞게 쓰려면 '옥석구분이 되지 않도록 잘 골라야 한다' 등으로 해야 한다. 고사성어와 관계없이 '옥과 돌을 구분(區分)한다'는 뜻으로 사용해도 된다고 우기면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옥석구분'의 의미를 제대로 안다면 이처럼 쓰지 않을 것이다. 이번 선거에선 정말로 옥석구분이 되지 않도록(옥과 돌이 함께 타지 않도록) 좋은 후보를 골라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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