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8630 추천 수 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물럿거라, 엊저녁, 옜소, 밭사돈

초봄으로 접어들며 꽃샘바람이 차갑지만 산수유 노란 꽃망울이 금방이라도 터질 듯 부풀었다. 마치 '추위야 물러가라'라고 소리치는 듯하다. 겨울바람이 미처 꼬리를 감추기도 전에 함성처럼 피어나는 산수유는 봄의 길라잡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옛날 높은 벼슬아치들이 행차할 때는 길라잡이가 앞에서 길을 트기 위해 '물렀거라'라고 소리 높여 외쳤다. 길라잡이가 외치던 벽제소리 '물렀거라'는 요즘에도 '더위야 물렀거라', '추위야 물렀거라'에서부터 '피로야 물렀거라', '참고서야 물렀거라'에 이르기까지 광고 문구에 무척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글로 쓴 걸 보면 '물렀거라' 못지않게 '물럿거라'로 한 것도 많다. 둘 중 '물렀거라'가 바르게 표기한 것이고 '물럿거라'는 잘못된 것이다. 이 둘은 소리가 같게 나기 때문에 혼동하기 쉽다. '물렀거라'는 '물러 있거라'가 줄어든 말이다. 한글 맞춤법은 줄어든 말에서도 본딧말의 형태를 유지하는 쪽으로 돼 있다. '물렀거라'의 받침을 'ㅅ'으로 쓰지 않고 'ㅆ'으로 쓴 것이 그 예다. 그렇게 함으로써 본딧말과 준말의 관련성을 보여줄 수 있다.

'어제 저녁'이 줄어서 '엊저녁'이 되고, '바깥사돈'이 줄어 '밭사돈'이 되며, '여기 있소'가 줄어서 '옜소'가 되는 것도 같은 사례다. '엊저녁'의 경우 '엊'에 '어제'의 'ㅈ'이 받침으로 살아있고, '밭사돈'은 '밭'에 '바깥'의 'ㅌ'이 살아있으며, '옜소'의 경우도 '있소'의 'ㅆ'이 '옜'에 살아있음을 볼 수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339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1010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4760
2028 갈대와 억새 바람의종 2010.07.30 9513
2027 하영 먹어마씀! 바람의종 2009.09.06 9512
2026 잇따르다와 잇달다 바람의종 2010.01.19 9512
2025 알비 바람의종 2009.11.23 9510
2024 깜빡이 바람의종 2010.07.20 9505
2023 "뿐"의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8.11.03 9504
2022 ~ 시키다 바람의종 2008.12.10 9503
2021 칠거지선(七去之善) 바람의종 2010.03.05 9500
2020 삘건색 바람의종 2010.06.08 9496
2019 알은체는 아는 사이에서 바람의종 2009.11.12 9492
2018 참말 바람의종 2009.09.01 9489
2017 삐까삐까 바람의종 2008.02.14 9487
2016 유례 / 유래 바람의종 2009.05.15 9484
2015 시옷불규칙활용 바람의종 2010.05.09 9483
2014 지리하다 바람의종 2009.07.31 9482
2013 젊은이들의 유행어 바람의종 2010.03.14 9481
2012 불쾌한 반응 바람의종 2012.06.20 9479
2011 거꾸로 가는 지자체 바람의종 2011.12.28 9470
2010 복허리에 복달임 바람의종 2010.06.19 9468
2009 대장금②·신비 바람의종 2008.05.25 9465
2008 "빠르다"와 "이르다" 바람의종 2008.04.02 9465
2007 그라운드를 누비다, 태클, 세리머니 바람의종 2009.06.01 946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