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8587 추천 수 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물럿거라, 엊저녁, 옜소, 밭사돈

초봄으로 접어들며 꽃샘바람이 차갑지만 산수유 노란 꽃망울이 금방이라도 터질 듯 부풀었다. 마치 '추위야 물러가라'라고 소리치는 듯하다. 겨울바람이 미처 꼬리를 감추기도 전에 함성처럼 피어나는 산수유는 봄의 길라잡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옛날 높은 벼슬아치들이 행차할 때는 길라잡이가 앞에서 길을 트기 위해 '물렀거라'라고 소리 높여 외쳤다. 길라잡이가 외치던 벽제소리 '물렀거라'는 요즘에도 '더위야 물렀거라', '추위야 물렀거라'에서부터 '피로야 물렀거라', '참고서야 물렀거라'에 이르기까지 광고 문구에 무척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글로 쓴 걸 보면 '물렀거라' 못지않게 '물럿거라'로 한 것도 많다. 둘 중 '물렀거라'가 바르게 표기한 것이고 '물럿거라'는 잘못된 것이다. 이 둘은 소리가 같게 나기 때문에 혼동하기 쉽다. '물렀거라'는 '물러 있거라'가 줄어든 말이다. 한글 맞춤법은 줄어든 말에서도 본딧말의 형태를 유지하는 쪽으로 돼 있다. '물렀거라'의 받침을 'ㅅ'으로 쓰지 않고 'ㅆ'으로 쓴 것이 그 예다. 그렇게 함으로써 본딧말과 준말의 관련성을 보여줄 수 있다.

'어제 저녁'이 줄어서 '엊저녁'이 되고, '바깥사돈'이 줄어 '밭사돈'이 되며, '여기 있소'가 줄어서 '옜소'가 되는 것도 같은 사례다. '엊저녁'의 경우 '엊'에 '어제'의 'ㅈ'이 받침으로 살아있고, '밭사돈'은 '밭'에 '바깥'의 'ㅌ'이 살아있으며, '옜소'의 경우도 '있소'의 'ㅆ'이 '옜'에 살아있음을 볼 수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092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743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2346
1434 수컷을 나타내는 접두사 ‘수-’ 바람의종 2010.05.30 9522
1433 수표 바람의종 2008.03.24 7428
1432 수훈감 바람의종 2010.05.17 8230
1431 숙맥 바람의종 2010.05.30 9351
1430 숙맥 바람의종 2007.07.27 6567
1429 숙제 바람의종 2007.07.28 5046
1428 순직 風文 2022.02.01 1257
1427 숟가락 바람의종 2010.05.28 11925
1426 숟가락, 젓가락 바람의종 2008.07.21 8375
1425 술과 음식 바람의종 2010.02.15 8365
1424 술이홀과 파주 바람의종 2008.04.22 7537
1423 숫구미 바람의종 2008.09.03 7806
1422 숫자의 속음들 바람의종 2010.08.06 8253
1421 숫컷, 숫소? 바람의종 2008.09.30 4879
1420 쉐보레 유감 바람의종 2011.10.25 10151
1419 쉬다와 놀다 바람의종 2007.10.14 10168
1418 쉼표 하나 바람의종 2010.07.12 8801
1417 쉽게 찾기 바람의종 2007.11.03 6461
1416 스끼다시 바람의종 2008.02.16 12664
1415 스스럼없다 風磬 2007.01.19 12903
1414 스스로를? 바람의종 2009.04.09 5914
1413 스크린 도어 바람의종 2010.03.02 899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5 86 87 88 89 90 91 92 93 94 95 96 97 98 99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