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1.24 05:12

구비구비, 메꾸다

조회 수 9488 추천 수 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구비구비, 메꾸다

'나는 지리산의 아늑한 계곡에 묻히고 싶다. 실상사·천은사·화엄사, 그 곁을 스치는 섬진강 구비구비. 어느 바위엔가 털썩 주저앉아 흐르는 강물, 그 위를 떠도는 낙엽만이 내 친구다.' '역사의 구비마다 권력에 의해 거짓이 진실로, 진실이 거짓으로 뒤바뀌는 구석이 얼마나 많았느냐.'

'굽이'는 '휘어서 구부러진 곳'이나 '휘어서 구부러진 곳을 세는 단위'를 이를 때 쓰이는 말이다. 그런데 위에서 볼 수 있듯이 많은 사람이 '굽이'를 발음에 이끌려 자꾸 '구비'로 쓴다. '굽이굽이' '굽이치다''굽이돌다'를 '구비구비''구비치다''구비돌다'로 적는 것도 마찬가지다. 한글 맞춤법 제19항은 '어간에 '이'나 '음/-ㅁ'이 붙어 명사로 된 것과 '이'나 '히'가 붙어 부사로 된 것은 그 어간의 원형을 밝혀 적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굽이'는 '굽다'에서 왔으므로 '굽이(굽+이)'로 적는 것이 옳다.

'밤늦게 집에 돌아와 잠든 딸의 얼굴을 어루만져 준 뒤 부엌으로 들어가 쪼그리고 앉은 채 찬밥으로 시장기를 메꾸다 보면 내가 정말 왜 이러고 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곤 했다.'

이 문장은 '메우다'를 '메꾸다'로 잘못 쓴 경우다. 구멍이나 빈 곳을 채운다는 뜻의 '메우다'는 '메다'에 사동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우'가 붙은 형태인데, '입맛을 돋우다'를 '입맛을 돋구다'로 잘못 쓰는 것처럼 '메우다'를 '메꾸다'로 거세게 발음하는 경향이 원인인 것 같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070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712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2249
2134 안 / 않 바람의종 2008.12.08 8865
2133 차로, 차선 바람의종 2008.12.07 8155
2132 맨 처음, 맨손 바람의종 2008.12.07 5687
2131 강짜 바람의종 2008.12.07 8241
2130 고바위, 만땅, 후까시, 엥꼬, 빠꾸, 오라이, 기스 바람의종 2008.12.06 16426
2129 이견을 좁히다 바람의종 2008.12.06 8175
2128 그러모으다, 긁어모으다 바람의종 2008.12.06 7445
2127 이같이, 이 같은 바람의종 2008.11.29 8361
2126 물럿거라, 엊저녁, 옜소, 밭사돈 바람의종 2008.11.29 8548
2125 두리뭉실 바람의종 2008.11.29 10435
2124 세일, 리베이트 바람의종 2008.11.27 6726
2123 빨강색, 빨간색, 빨강 바람의종 2008.11.27 8904
2122 아니오, 아니요 바람의종 2008.11.27 6189
2121 띄다, 띠다 바람의종 2008.11.25 11713
2120 모아지다 바람의종 2008.11.25 7501
2119 꿰매다, 시치다 바람의종 2008.11.25 7741
2118 옛부터, 옛스럽다 바람의종 2008.11.24 8720
2117 명란젓, 창란젓, 토하젓, 토화젓 바람의종 2008.11.24 11150
» 구비구비, 메꾸다 바람의종 2008.11.24 9488
2115 세대주 바람의종 2008.11.23 6240
2114 한나절, 반나절, 한겻 바람의종 2008.11.23 9924
2113 넙적하게, 넓다란, 넓치, 넓죽 바람의종 2008.11.23 1011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3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