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1.20 03:12

고개를 떨구다

조회 수 12362 추천 수 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고개를 떨구다

'바람이 산줄기를 타고 내리며 나뭇잎들을 떨구기 시작할 즈음이었다.'
'최주사는 맥없이 고개를 떨구고 되돌아섰다.'
'그녀는 시선을 아래로 떨구며 아주 작게 말했다.'
'트럭 한 대가 속력을 떨구고 잠시 서행한다.'
'이 아이가 바로 내 아들이 떨구고 간 내 손자로구나.'

이렇듯 '떨구다'는 '아래로 떨어뜨리다, 힘없이 아래를 향하여 숙이다, 시선이 아래로 향하다, 값이나 속력을 낮추다, 뒤에 남겨 두다' 등의 뜻으로 문학작품이나 실생활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그러나 '떨구다'는 표준말이 아니다. '떨어뜨리다'나 '떨어트리다'로 써야 맞다('-뜨리다'와 '-트리다'는 복수 표준어). 국립국어연구원에서 발간한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떨구다'를 '떨어뜨리다'의 잘못으로 다루고 있다. 다른 많은 사전도 방언이나 속어로 처리하고 있다.

그러나 '고개를 떨구다, 눈물을 떨구다, 시선을 아래로 떨구다'처럼 '고개·눈물·시선' 등과 어울릴 때는 일반 사람들이 '떨어뜨리다'에 못지 않게 '떨구다'를 널리 쓰고 있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일부 학자는 '떨구다'를 방언이나 속어에 묶어 두지 말고 표준말로 인정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표준말을 정하는 원칙이 '우리나라에서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이라고 할 때 '떨구다'는 표준말로 정해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직은 '떨구다'가 표준어가 아니라는 점은 기억하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5018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11612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6332
2952 써라와 쓰라 바람의종 2010.04.02 12549
2951 시답잖다 風磬 2007.01.19 12546
2950 의사, 열사, 지사 바람의종 2010.07.12 12540
2949 '-적' 없애야 말 된다 (14) 종합적 바람의종 2008.03.08 12536
2948 쑥맥, 쑥, 숙맥 바람의종 2010.07.23 12536
2947 옴니암니 바람의종 2010.04.06 12534
2946 완강기 바람의종 2010.04.23 12514
2945 글러브, 글로브 바람의종 2010.05.29 12505
2944 한눈팔다 바람의종 2007.04.02 12495
2943 전년도, 회계연도 바람의종 2012.10.08 12493
2942 들르다/들리다, 거스르다/거슬리다, 구스르다/구슬리다 바람의종 2008.05.24 12490
2941 어줍잖다, 어쭙잖다 / 어줍다 바람의종 2009.07.10 12489
2940 "차"의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9.06 12489
2939 일상어 몇 마디와 ‘-적’ 바람의종 2010.04.13 12485
2938 오솜소리 나갔지비 바람의종 2010.03.16 12468
2937 정보무늬 바람의종 2011.11.13 12468
2936 복합어와 띄어쓰기 바람의종 2009.03.29 12468
2935 접두사 ‘새-’와 ‘샛-’ 바람의종 2010.04.10 12464
2934 누리꾼,누리집,누리망 바람의종 2010.05.18 12464
2933 주먹구구 바람의종 2010.10.04 12439
2932 잊다, 잃다 바람의종 2009.11.23 12436
2931 주어지다 바람의종 2010.09.04 1243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