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1.20 03:12

고개를 떨구다

조회 수 12286 추천 수 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고개를 떨구다

'바람이 산줄기를 타고 내리며 나뭇잎들을 떨구기 시작할 즈음이었다.'
'최주사는 맥없이 고개를 떨구고 되돌아섰다.'
'그녀는 시선을 아래로 떨구며 아주 작게 말했다.'
'트럭 한 대가 속력을 떨구고 잠시 서행한다.'
'이 아이가 바로 내 아들이 떨구고 간 내 손자로구나.'

이렇듯 '떨구다'는 '아래로 떨어뜨리다, 힘없이 아래를 향하여 숙이다, 시선이 아래로 향하다, 값이나 속력을 낮추다, 뒤에 남겨 두다' 등의 뜻으로 문학작품이나 실생활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그러나 '떨구다'는 표준말이 아니다. '떨어뜨리다'나 '떨어트리다'로 써야 맞다('-뜨리다'와 '-트리다'는 복수 표준어). 국립국어연구원에서 발간한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떨구다'를 '떨어뜨리다'의 잘못으로 다루고 있다. 다른 많은 사전도 방언이나 속어로 처리하고 있다.

그러나 '고개를 떨구다, 눈물을 떨구다, 시선을 아래로 떨구다'처럼 '고개·눈물·시선' 등과 어울릴 때는 일반 사람들이 '떨어뜨리다'에 못지 않게 '떨구다'를 널리 쓰고 있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일부 학자는 '떨구다'를 방언이나 속어에 묶어 두지 말고 표준말로 인정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표준말을 정하는 원칙이 '우리나라에서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이라고 할 때 '떨구다'는 표준말로 정해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직은 '떨구다'가 표준어가 아니라는 점은 기억하자.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0149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6723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1717
3014 겹말을 피하자(中) 바람의종 2008.05.08 5242
3013 겻불 바람의종 2010.08.07 9089
3012 겻불 風磬 2006.09.14 15745
3011 경구 투여 바람의종 2012.01.24 9712
3010 경범죄 위반 바람의종 2010.09.29 7801
3009 경사가 가파라서 바람의종 2009.02.03 11806
3008 경위 바람의종 2010.05.12 10838
3007 경을 치다 바람의종 2007.12.27 13432
3006 경제 새말 바람의종 2008.01.04 7301
3005 경제성 바람의종 2007.10.21 9411
3004 경텃절몽구리아들 / 모이 風文 2020.05.24 1209
3003 경평 축구, 말과 동작 風文 2022.06.01 815
3002 경품과 덤 바람의종 2009.07.13 5877
3001 곁불, 겻불 바람의종 2008.10.24 8209
3000 계간 바람의종 2007.06.02 7005
2999 계기, 전기, 기회 바람의종 2010.11.16 10303
2998 계륵 바람의종 2007.06.02 5906
2997 계좌, 구좌 바람의종 2012.09.11 9871
2996 계집과 여자, 끝 風文 2022.08.20 1417
2995 계피떡 바람의종 2011.11.16 11816
» 고개를 떨구다 바람의종 2008.11.20 12286
2993 고개인사 바람의종 2008.07.16 755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