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시각
현대인은 참 바쁘게 살아갑니다. 문명사회의 진보가 분·초를 다툴 만큼 빠르게 이뤄지다 보니 시간 관리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됩니다. 이것 저것 해야 할 것은 많은데 마음이 앞서면 되는 일 없이 스트레스만 가중되고 일의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이럴 때는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일의 우선순위를 정한 뒤 하나 하나 추진해 가면 의외로 모든 것이 쉽게 잘 풀리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때(언제)'를 나타내는 말로 '시간'과 '시각'이란 용어를 가리지 않고 섞어 사용할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두 단어는 차이점을 거의 느낄 수 없지만 상황에 따라 구분해 써야 합니다.
'시각(時刻)'은 시간의 흐름에서 어느 한때를 가리킵니다. '해 뜨는 시각''대관령엔 이 시각 현재까지 폭설이 내리고 있다' '현재 시각이 5시30분을 가리키고 있다'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시각'에 공간 개념을 도입한다면 직선상의 어느 한 점으로 표시할 수 있지요. '점'이 '시각'이라면 무수한 점들의 모임인 '선'은 '시간'에 해당된다는 추론이 가능합니다. '시간(時間)'은 '동안의 의미를 지닌 시각과 시각의 사이이자 그 집합체'를 말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시간은 돈이다' '성과엔 시간이 걸린다'에서 그 용례를 볼 수 있습니다. '시간'은 또한 무한히 계속되는 것이라는 데까지 사고의 폭을 넓히면 우리의 삶 자체가 바로 시간덩어리로 구성됐다는 재미난 결론에도 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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