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1.15 15:06

벗어지다, 벗겨지다

조회 수 8096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벗어지다, 벗겨지다

일반적으로 머리 숱이 적은 사람을 가리켜 '머리가 벗겨졌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틀린 말이다. 머리가 벗겨지면 큰일난다. '머리가 벗어졌다'고 해야 옳다. '벗겨지다'는 '덮이거나 씌워진 물건이 외부의 힘에 의해 떼어지거나 떨어지다'(신발이 꽉 끼어 잘 벗겨지지 않는다), '사실이 밝혀져 죄나 누명 따위에서 벗어나다'(죽어서야 자식들에 의해 오명이 벗겨졌다)의 뜻인 반면, '벗어지다'는 '덮이거나 씌워진 물건이 흘러내리거나 떨어져 나가다'(신발이 커서 자꾸 벗어진다), '머리카락이나 몸의 털 따위가 빠지다'(머리가 벗어지다), '피부나 거죽 따위가 깎이거나 일어나다'(넘어져서 무릎이 벗어졌다), '때나 기미 따위가 없어져 미끈하게 되다'(촌티가 벗어지다)의 뜻이다.

'벗겨지다'는 '벗다'의 사동사 '벗기다'에, '벗어지다'는 '벗다'에 피동의 뜻을 가진 '-어지다'가 붙은 말이다. 그러므로 외부의 강제적인 힘에 의한 경우라면 '벗겨지다'라고 쓸 수 있지만, 강제적인 힘이 아니라면 '벗어지다'라고 써야 옳다.

첫 문장에서처럼 '머리가 벗겨졌다'고 하면 외부의 강제적인 힘에 의해 머리 가죽이 벗겨졌다는 끔찍한(?) 뜻이 되고 만다. 그 밖에 '옷이 커서 자꾸 벗겨진다/햇빛에 그을어 살갗이 벗겨진다'처럼 일반 사람들이 강제성이 없는 경우에도 '벗어지다'보다 '벗겨지다'를 훨씬 더 많이 쓰고 있지만 이는 어법에 어긋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669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320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8163
1874 께, 쯤, 가량, 무렵, 경 바람의종 2009.11.03 12143
1873 늘상, 노상, 천상, 천생 바람의종 2009.11.03 14097
1872 나그내 file 바람의종 2009.11.03 7931
1871 재기 옵소예! 바람의종 2009.11.03 7900
1870 아다시피, 아시다시피, 알다시피 바람의종 2009.10.28 11453
1869 전향적? 바람의종 2009.10.28 10985
1868 갈기갈기, 갈래갈래, 갈갈이, 갈가리 바람의종 2009.10.28 10723
1867 바람직안해 바람의종 2009.10.28 7542
1866 박쥐 바람의종 2009.10.28 9797
1865 무료와 공짜 바람의종 2009.10.27 8771
1864 눈시울, 눈자위, 눈두덩 바람의종 2009.10.27 11628
1863 뿐만 아니라, 때문에 바람의종 2009.10.27 10489
1862 커닝 바람의종 2009.10.27 7999
1861 마음쇠 file 바람의종 2009.10.27 8439
1860 모둠, 모듬 바람의종 2009.10.08 10126
1859 마냥, 모양 바람의종 2009.10.08 7558
1858 아무, 누구 바람의종 2009.10.08 8970
1857 걸씨 오갔수다 바람의종 2009.10.08 7635
1856 살코기 바람의종 2009.10.08 7599
1855 물다, 쏘다 바람의종 2009.10.07 8484
1854 너비, 넓이 바람의종 2009.10.07 10796
1853 "~하에" 바람의종 2009.10.07 1332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