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1.15 15:06

벗어지다, 벗겨지다

조회 수 8049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벗어지다, 벗겨지다

일반적으로 머리 숱이 적은 사람을 가리켜 '머리가 벗겨졌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틀린 말이다. 머리가 벗겨지면 큰일난다. '머리가 벗어졌다'고 해야 옳다. '벗겨지다'는 '덮이거나 씌워진 물건이 외부의 힘에 의해 떼어지거나 떨어지다'(신발이 꽉 끼어 잘 벗겨지지 않는다), '사실이 밝혀져 죄나 누명 따위에서 벗어나다'(죽어서야 자식들에 의해 오명이 벗겨졌다)의 뜻인 반면, '벗어지다'는 '덮이거나 씌워진 물건이 흘러내리거나 떨어져 나가다'(신발이 커서 자꾸 벗어진다), '머리카락이나 몸의 털 따위가 빠지다'(머리가 벗어지다), '피부나 거죽 따위가 깎이거나 일어나다'(넘어져서 무릎이 벗어졌다), '때나 기미 따위가 없어져 미끈하게 되다'(촌티가 벗어지다)의 뜻이다.

'벗겨지다'는 '벗다'의 사동사 '벗기다'에, '벗어지다'는 '벗다'에 피동의 뜻을 가진 '-어지다'가 붙은 말이다. 그러므로 외부의 강제적인 힘에 의한 경우라면 '벗겨지다'라고 쓸 수 있지만, 강제적인 힘이 아니라면 '벗어지다'라고 써야 옳다.

첫 문장에서처럼 '머리가 벗겨졌다'고 하면 외부의 강제적인 힘에 의해 머리 가죽이 벗겨졌다는 끔찍한(?) 뜻이 되고 만다. 그 밖에 '옷이 커서 자꾸 벗겨진다/햇빛에 그을어 살갗이 벗겨진다'처럼 일반 사람들이 강제성이 없는 경우에도 '벗어지다'보다 '벗겨지다'를 훨씬 더 많이 쓰고 있지만 이는 어법에 어긋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7105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3657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8639
1874 중계(中繼)와 중개(仲介) 바람의종 2012.06.14 9027
1873 사발통문 바람의종 2007.11.08 9026
1872 끼여들기 바람의종 2008.10.31 9018
1871 참다와 견디다 바람의종 2010.08.03 9014
1870 반어법 바람의종 2010.02.23 9011
1869 다 되다, 다되다 바람의종 2012.04.30 9011
1868 블루스 바람의종 2010.02.28 9009
1867 걸맞은, 알맞은 바람의종 2008.04.07 9004
1866 실버 바람의종 2010.05.05 9004
1865 우리 민족, 우리나라 바람의종 2009.07.08 9003
1864 거절과 거부 바람의종 2010.11.16 9001
1863 -스럽다 바람의종 2010.08.14 8993
1862 있냐? 없냐? 바람의종 2008.09.23 8987
1861 ~과 다름 아니다 바람의종 2008.11.01 8986
1860 진정코 바람의종 2010.02.23 8985
1859 오재미 바람의종 2008.02.18 8984
1858 바람의종 2012.09.12 8983
1857 불은 라면 바람의종 2012.08.01 8977
1856 싸대기 바람의종 2010.07.19 8975
1855 넥타 바람의종 2008.02.03 8975
1854 스크린 도어 바람의종 2010.03.02 8975
1853 파리지옥풀 바람의종 2008.03.15 897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