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1.15 15:06

벗어지다, 벗겨지다

조회 수 8051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벗어지다, 벗겨지다

일반적으로 머리 숱이 적은 사람을 가리켜 '머리가 벗겨졌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틀린 말이다. 머리가 벗겨지면 큰일난다. '머리가 벗어졌다'고 해야 옳다. '벗겨지다'는 '덮이거나 씌워진 물건이 외부의 힘에 의해 떼어지거나 떨어지다'(신발이 꽉 끼어 잘 벗겨지지 않는다), '사실이 밝혀져 죄나 누명 따위에서 벗어나다'(죽어서야 자식들에 의해 오명이 벗겨졌다)의 뜻인 반면, '벗어지다'는 '덮이거나 씌워진 물건이 흘러내리거나 떨어져 나가다'(신발이 커서 자꾸 벗어진다), '머리카락이나 몸의 털 따위가 빠지다'(머리가 벗어지다), '피부나 거죽 따위가 깎이거나 일어나다'(넘어져서 무릎이 벗어졌다), '때나 기미 따위가 없어져 미끈하게 되다'(촌티가 벗어지다)의 뜻이다.

'벗겨지다'는 '벗다'의 사동사 '벗기다'에, '벗어지다'는 '벗다'에 피동의 뜻을 가진 '-어지다'가 붙은 말이다. 그러므로 외부의 강제적인 힘에 의한 경우라면 '벗겨지다'라고 쓸 수 있지만, 강제적인 힘이 아니라면 '벗어지다'라고 써야 옳다.

첫 문장에서처럼 '머리가 벗겨졌다'고 하면 외부의 강제적인 힘에 의해 머리 가죽이 벗겨졌다는 끔찍한(?) 뜻이 되고 만다. 그 밖에 '옷이 커서 자꾸 벗겨진다/햇빛에 그을어 살갗이 벗겨진다'처럼 일반 사람들이 강제성이 없는 경우에도 '벗어지다'보다 '벗겨지다'를 훨씬 더 많이 쓰고 있지만 이는 어법에 어긋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718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375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8736
1478 괴나리봇짐, 쇠털, 괴발개발 바람의종 2008.05.23 9228
1477 중앙아시아 언어들 바람의종 2008.01.30 9229
1476 꿍치다 바람의종 2007.12.14 9233
1475 댕기풀이 바람의종 2010.08.29 9234
1474 바람의종 2012.07.27 9237
1473 반죽이 좋다 바람의종 2008.01.10 9238
1472 천둥벌거숭이 바람의종 2010.02.12 9240
1471 동백꽃 바람의종 2010.07.09 9240
1470 책갈피 바람의종 2010.10.06 9241
1469 쑥밭이 되다 바람의종 2008.01.19 9245
1468 소설속 고장말 바람의종 2007.11.01 9246
1467 싸드락싸드락 묵소! 바람의종 2009.11.23 9247
1466 승전보를 울렸다 바람의종 2010.03.15 9247
1465 손 없는 날 바람의종 2010.07.30 9247
1464 점심 바람의종 2007.08.17 9251
1463 루즈 바람의종 2008.02.11 9257
1462 -씩 바람의종 2010.01.23 9259
1461 지역감정과 별명 바람의종 2010.03.08 9262
1460 고문과, 짬밥 바람의종 2009.09.01 9262
1459 등용문 바람의종 2010.07.17 9263
1458 % 포인트 바람의종 2012.06.11 9265
1457 바람 바람의종 2012.08.20 927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3 84 85 86 87 88 89 90 91 92 93 94 95 96 97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