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1.15 15:06

벗어지다, 벗겨지다

조회 수 8042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벗어지다, 벗겨지다

일반적으로 머리 숱이 적은 사람을 가리켜 '머리가 벗겨졌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틀린 말이다. 머리가 벗겨지면 큰일난다. '머리가 벗어졌다'고 해야 옳다. '벗겨지다'는 '덮이거나 씌워진 물건이 외부의 힘에 의해 떼어지거나 떨어지다'(신발이 꽉 끼어 잘 벗겨지지 않는다), '사실이 밝혀져 죄나 누명 따위에서 벗어나다'(죽어서야 자식들에 의해 오명이 벗겨졌다)의 뜻인 반면, '벗어지다'는 '덮이거나 씌워진 물건이 흘러내리거나 떨어져 나가다'(신발이 커서 자꾸 벗어진다), '머리카락이나 몸의 털 따위가 빠지다'(머리가 벗어지다), '피부나 거죽 따위가 깎이거나 일어나다'(넘어져서 무릎이 벗어졌다), '때나 기미 따위가 없어져 미끈하게 되다'(촌티가 벗어지다)의 뜻이다.

'벗겨지다'는 '벗다'의 사동사 '벗기다'에, '벗어지다'는 '벗다'에 피동의 뜻을 가진 '-어지다'가 붙은 말이다. 그러므로 외부의 강제적인 힘에 의한 경우라면 '벗겨지다'라고 쓸 수 있지만, 강제적인 힘이 아니라면 '벗어지다'라고 써야 옳다.

첫 문장에서처럼 '머리가 벗겨졌다'고 하면 외부의 강제적인 힘에 의해 머리 가죽이 벗겨졌다는 끔찍한(?) 뜻이 되고 만다. 그 밖에 '옷이 커서 자꾸 벗겨진다/햇빛에 그을어 살갗이 벗겨진다'처럼 일반 사람들이 강제성이 없는 경우에도 '벗어지다'보다 '벗겨지다'를 훨씬 더 많이 쓰고 있지만 이는 어법에 어긋난다.

 


  1. ∥…………………………………………………………………… 목록

    Date2006.09.16 By바람의종 Views46504
    read more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Date2007.02.18 By바람의종 Views193030
    read more
  3.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Date2006.09.09 By風磬 Views208081
    read more
  4. 아이구, 아이쿠, 에그머니, 아이구머니

    Date2009.08.05 By바람의종 Views8113
    Read More
  5. 도우미

    Date2007.12.18 By바람의종 Views8112
    Read More
  6. 나래, 내음, 뚝방길

    Date2009.03.16 By바람의종 Views8110
    Read More
  7. 차례와 뜨레

    Date2008.01.25 By바람의종 Views8109
    Read More
  8. 쇠발개발, 오리발, 마당발

    Date2008.09.09 By바람의종 Views8109
    Read More
  9. 니캉 내캉!

    Date2008.10.24 By바람의종 Views8108
    Read More
  10. 그대 있음에

    Date2009.02.20 By바람의종 Views8106
    Read More
  11. 치고박고

    Date2009.03.26 By바람의종 Views8105
    Read More
  12. 아무럼 / 아무렴

    Date2010.05.10 By바람의종 Views8104
    Read More
  13. 진검승부

    Date2010.05.11 By바람의종 Views8104
    Read More
  14. 빈대떡

    Date2010.09.01 By바람의종 Views8102
    Read More
  15. 발음상의 특징

    Date2010.01.15 By바람의종 Views8098
    Read More
  16. 뚱딴지

    Date2008.02.02 By바람의종 Views8092
    Read More
  17. 백두산

    Date2008.02.12 By바람의종 Views8086
    Read More
  18. 않다의 활용

    Date2010.03.14 By바람의종 Views8086
    Read More
  19. 막바로

    Date2007.12.28 By바람의종 Views8084
    Read More
  20. 각각 / 씩

    Date2010.02.28 By바람의종 Views8080
    Read More
  21. ~에게, ~와

    Date2010.05.28 By바람의종 Views8079
    Read More
  22. 운율

    Date2007.11.09 By바람의종 Views8074
    Read More
  23. 널다리와 너더리

    Date2008.07.02 By바람의종 Views8064
    Read More
  24. 수입산

    Date2009.09.21 By바람의종 Views8061
    Read More
  25. 감감소식

    Date2007.04.29 By바람의종 Views8054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3 84 85 86 87 88 89 90 91 92 93 94 95 96 97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