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1.14 01:42

애매모호

조회 수 5220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애매모호

'말이나 태도가 흐리터분해 분명하지 않다'는 뜻으로 쓰는 단어들로 '모호하다''애매하다''애매모호하다'가 있다. 한자어 '모호(模糊)'와 '애매(曖昧)'는 같은 뜻이며, 우리나라에서는 '분명하지 않음'의 뜻으로 원래 '모호'만 사용하고 '애매'는 쓰지 않았다. 우리와 달리 일본에서는 '애매'와 '애매모호'도 '모호'와 같은 뜻으로 쓰고 있다. 이것을 다시 우리가 받아들여 사용함으로써 '모호하다' 외에 '애매하다''애매모호하다'가 함께 쓰이고 있으며, 지금은 국어사전에도 모두 올라 있다. 그러나 같은 의미의 단어인데 굳이 일본식인 '애매하다''애매모호하다'를 쓸 필요가 없다. '애매모호'는 더구나 같은 뜻을 가진 단어의 중복 형태다.

더 큰 문제는 한자어 '애매(曖昧)하다'와 별개로 순 우리말 '애매하다'가 있어 혼란스럽다는 점이다. 순 우리말로서의 '애매하다'는 '아무 잘못 없이 꾸중을 듣거나 벌을 받아 억울하다'는 뜻이다. '애매하게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했다' '애매한 사람을 죽이려 들지 마라' 등에서처럼 쓰인다. '애매한 정책이 애매한 사람을 잡고 있다'고 할 경우 앞뒤의 '애매'는 각각 의미가 다른 단어다. 앞의 '애매한'은 '불분명한'을 뜻하는 한자어이며, 뒤의 '애매한'은 '애꿎은''억울한'을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이 경우 '모호한 정책이 애매한 사람을 잡고 있다'고 해야 훨씬 의미가 명확해진다. '불분명하다'는 뜻으로는 '모호하다' 하나만 쓰고, '아무 잘못 없이 억울하게 당한다'는 뜻으로는 순 우리말 '애매하다'를 쓰는 것이 합리적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109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749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2601
2992 쪼달리다, 쪼들리다 / 바둥바둥, 바동바동 바람의종 2012.09.27 13800
2991 쪼는 맛 바람의종 2010.07.25 11085
2990 짬이 나다 바람의종 2008.01.30 14004
2989 짧아져도 완벽해, “999 대 1” 風文 2022.08.27 885
2988 짠지 file 바람의종 2009.07.29 6465
2987 짝태 바람의종 2008.06.13 8016
2986 짝벗 일컫기 바람의종 2008.03.29 6891
2985 짝벗 사이 바람의종 2008.03.28 7311
2984 짜장면과 오뎅 바람의종 2011.11.17 11261
2983 짜다라 가 와라 바람의종 2009.09.23 11329
2982 짚신나물 바람의종 2008.05.23 6953
2981 집히다 / 짚이다 바람의종 2011.11.17 13345
2980 집중호우 -> 장대비 바람의종 2012.06.22 9459
2979 집이 갔슴둥? 바람의종 2009.03.31 6808
2978 바람의종 2008.03.18 6507
2977 질풍, 강풍, 폭풍, 태풍 바람의종 2007.08.23 8447
2976 질투 바람의종 2009.11.29 9614
2975 질척거리다, 마약 김밥 風文 2022.12.01 1320
2974 질문들, 정재환님께 답함 風文 2022.09.14 1104
2973 질곡 바람의종 2007.08.22 7951
2972 진짜 바람의종 2010.04.30 7912
2971 진정코 바람의종 2010.02.23 8978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