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 추돌
우리나라의 자동차 보유 대수가 2003년 12월 현재 1천5백만대에 이르며 그 중 승용차가 7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국민의 생활수준이 나아졌다는 점에서 좋기는 한데 교통사고 23만1천건에 사망자 7천90명. 하루 평균 19.4명이 유명을 달리한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들립니다.
교통사고가 나면 흔히 신문 사회면에 '추돌사고로 인한 고속도로 정체' '차량 충돌로 인명 피해 커' 등의 표현이 보이곤 합니다. '충돌'과 '추돌'. 둘 다 부딪힘을 뜻하는 것인데 구분해 쓰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자동차가 마주 오던 트럭과 충돌했다' '시위대와 경찰의 격렬한 충돌로 많은 사람이 다쳤다' '활자 세대와 인터넷 세대의 문화 충돌을 완충시키는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등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충돌'은 물리적 환경이든 정신적 환경이든 간에 서로 날카롭게 부딪치는 현상을 말합니다. '충돌 사고'는 정면에서 부딪치는 것을 이르는 경우가 많지만 부딪치는 방향이 문제가 되지 않을 때 주로 사용합니다.
이에 반해 '추돌'은 자동차나 기차 따위가 '뒤에서'들이받는 것을 말합니다. '급정차한 버스 때문에 차들이 추돌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갑자기 뛰어든 노루에 놀라 정지한 자동차 때문에 일어난 5중 추돌 사고' 등에서처럼 '추돌 사고'는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사고의 원인 제공자가 맨 앞차이긴 하나 다중 추돌로 인한 파장을 생각할 때 모두가 선도차 운전자라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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