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1.01 07:32

~과 다름 아니다

조회 수 8956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과 다름 아니다

'장서표(藏書票)의 내용은 장서가의 직업, 취미, 세계관 등을 압축해서 표현해야 하므로 결국 '사람'으로 귀결된다. 사람과 유리된 예술은 허상(虛像)에 다름 아니다. (후략)' '한창 피어나는 결식 청소년에게 따뜻한 한 그릇의 밥은 밥이 아니라 사랑이요, 희망이며, 생명수에 다름 아니다.' 위의 예에서 보듯 식자(識者)층에서 많이 쓰는 칼럼이나 사설(社說)·논평 등 무게 있는 글에서 자주 보이는 이 문구는 일본어에서 들어온 것이다. 이것은 '무엇은 무엇이나 마찬가지다'를 멋들어지게 표현하려고 한 것이나 어색할 뿐만 아니라 문법에도 맞지 않는다.

우리는 서술어로 '다름이다/같음이다'를 쓰지 않고 '다르다/같다'를 쓴다. 이를 부정하는 말도 '다름 아니다/같음 아니다'가 아니라 '다르지 않다/같지 않다'이다. '다르다/같다'와 함께 쓰는 조사도 '에'가 아니라 '와/과'를 쓴다. 그리고 '견주어 보아 같거나 비슷하다'는 뜻으로 '다름없다'라는 훌륭한 단어가 있다. 따라서 '…에 다름 아니다'는 마땅히 '…와/과/이나 다름없다'로 바로잡는 것이 좋다.

한편 지엽적인 얘기를 하다가 본론으로 들어가거나 핵심을 얘기할 때 우리는 관용적으로 '다름 아닌' '다름(이) 아니라' 등을 쓴다. 이는 서술어가 아니라 뒤에 얘기하고자 하는 말을 앞에서 이끈다는 점에서 '…에 다름 아니다'와는 성격이 다르다. 일본어라고 해서 무조건 배척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그러나 더 정확하고 알맞은 우리말을 살려 쓰려는 노력은 해야 할 것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145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8782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2958
3344 헬스 다이어트 바람의종 2009.04.14 7871
3343 헤어진 옷 바람의종 2012.05.16 10983
3342 헤로인 / 슈퍼세이브 風文 2020.06.03 1526
3341 헤라시보리 바람의종 2012.09.21 17342
3340 헛이름 바람의종 2008.01.08 10534
3339 헛스윙, 헛웃음, 헛기침의 쓸모 風文 2023.01.09 1168
3338 험담 바람의종 2009.04.30 6641
3337 허풍선이 바람의종 2007.04.25 7708
3336 허접쓰레기/허섭스레기 바람의종 2008.09.20 9120
3335 허버지게 바람의종 2009.08.03 8477
3334 허발 바람의종 2010.04.25 10953
3333 허망헙디다 바람의종 2009.03.14 6589
3332 허리를 곧게 피다 바람의종 2012.05.03 11599
3331 허롱이 바람의종 2009.05.09 9166
3330 행여 바람의종 2008.03.28 6967
3329 행랑, 행낭 바람의종 2010.05.06 17432
3328 행길 바람의종 2007.04.25 11157
3327 행각 바람의종 2007.09.21 8050
3326 햇쌀, 햅쌀, 해쌀 바람의종 2009.02.19 14036
3325 햇빛은 눈부시고,햇볕은 뜨겁다 바람의종 2010.03.10 10195
3324 햇빛, 햇볕 바람의종 2008.07.24 8460
3323 햇볕, 햇빛, 햇살, 햇발 바람의종 2009.07.18 951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 156 Next
/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