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세를 타다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 즉 스타들에게는 그들의 인기만큼 취재기자나 열성 팬들이 따라붙게 마련이다. 스타라는 이유로 행동이 제약되고 사생활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등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김병현 선수와 취재기자의 다툼은 이 같은 관계에서 발생한 극단적인 예다. 이런 것들이 소위 얘기하는 '유명세(有名稅)'다. '유명세'는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는 탓으로 당하는 불편이나 곤욕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스타가 치러야 하는 어려움을 세금에 비유한 것이다. 그러나 '유명세'의 한자가 세금을 뜻하는 '稅'가 아니라 기세를 뜻하는 '勢'인 줄 착각하고 '인기' '이름값' 등의 의미로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신문·방송에서도 이렇게 쓰는 예가 흔하다.
'그는 이 영화 출연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유명세를 타고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유명세가 붙으면 모델료가 껑충 뛰어오른다' '간판선수들의 유명세에 밀려 무명의 세월을 보냈다' '유명세와 관계없이 일반인과 똑같은 기준을 적용할 것이다' 등이 '유명세'의 뜻을 잘못 알고 쓴 것이다.
'그녀는 사생활이 공개돼 한동안 브라운관을 떠나는 등 유명세를 치렀다' '스타에게는 유명세가 따르므로 행동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등의 예로 써야 한다. 김병현 선수의 경우도 스타로서의 유명세를 톡톡히 치른 셈치고 적절한 수준에서 마무리하고 운동에 전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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