깍둑이, 부스럭이
뻐꾸기, 꾀꼬리, 개구리와 같은 이름은 그 동물의 소리 '뻐꾹, 꾀꼴, 개굴'과 관련이 있다. 또 '제트기'를 속되게 이르는 말인 '쌕쌕이'나 욕심이 많은 사람을 돼지에 비유해 이르는 말인 '꿀꿀이'도 그 물체나 동물이 내는 소리인 '쌕쌕' '꿀꿀'과 관련이 있다. 그런데 왜 어떤 것은 그것이 내는 소리에 '이'를 붙여 명사를 만들고 어떤 것은 그러지 않을까? 모두 소리와 관련된 비슷한 형태인데 왜 달리 적을까? 그것은 어근 뒤에 '-하다'나 '-거리다'가 붙을 수 있는가에 따라 명사를 만드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글맞춤법에 따르면 '-하다'나 '-거리다'가 붙는 어근에 '-이'가 붙어서 명사가 된 것은 그 원형을 밝혀 적게 돼 있다. 즉 '꿀꿀' '오뚝' '쌕쌕' 등의 원래 형태를 살려주는 것이다(꿀꿀거리다→꿀꿀이, 눈 깜짝하다→눈깜짝이, 삐죽하다→삐죽이, 살살거리다→살살이, 쌕쌕거리다→쌕쌕이, 오뚝하다→오뚝이, 푸석하다→푸석이, 홀쭉하다→홀쭉이 등).
그러나 '-하다' '-거리다'가 붙을 수 없는 어근에 '-이'나 다른 모음으로 시작되는 접미사가 붙어 명사가 된 것은 그 원형을 밝혀 적지 않는다(개구리, 귀뚜라미, 기러기, 깍두기, 꽹과리, 날라리, 누더기, 두드러기, 딱따구리, 매미, 부스러기, 뻐꾸기, 얼루기 등). 위의 예 가운데 '깍두기''부스러기' 등은 '깍둑하다'나 '부스럭거리다'가 될 수 있지만 뜻으로 볼 때 꼭 여기에서 온 말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깍둑이' '부스럭이'로 적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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