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0.26 02:23

첩첩산중

조회 수 10897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첩첩산중

중학교 때 도시에서만 자란 여선생님이 한 분 산골에 있는 우리 학교에 오셨는데 그분이 나중에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여기가 첫 부임지인데 버스를 타고 넘어도 넘어도 계속 산이 이어져, 이런 산골에서 살아야 한다는 게 무섭고 슬퍼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이렇게 산으로 겹겹이 둘러싸인 산골을 이르는 말이 '첩첩산중'입니다. 즉 '깊은 산속'이라는 뜻입니다. 용례를 살펴보면 '차도 다니지 않는 첩첩산중에 병원이 있을 리 없었다' '이곳은 첩첩산중인 정선 땅에서도 가장 깊은 산골이다' '계곡물 소리가 상쾌하다. 첩첩산중이라 그런지 약간 춥다는 생각이 든다'처럼 쓰입니다.

그런데 이 '첩첩산중'이란 말을 '난관이나 장애가 많다'라는 뜻으로 잘못 쓰는 경우를 가끔 볼 수 있습니다. '악재 첩첩산중, 검찰은 울고 싶어라.' 이 경우는 '깊은 산속'과는 별 상관이 없는 문맥으로, 넘어야 할 악재가 겹으로 쌓였다는 표현을 하려는 것이므로 '악재 첩첩'이라고 써야 의미가 제대로 전달됩니다. 첩첩(疊疊)은 여러 겹으로 겹쳐 있는 모양을 뜻합니다. 중중첩첩(重重疊疊)이라고도 하지요.

'적지인 데다 감정이 좋지 않은 심판까지 만났으니 한국 대표팀의 일본전은 첩첩산중이 될 것 같다'의 경우도 '첩첩산중이 될 것 같다'를 '힘든 경기가 될 것 같다' '장애가 첩첩하다' 등으로 고쳐야 합니다. '첩첩산중'에 있다면 물론 넘어야 할 산들이야 '첩첩'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깊은 산속'을 곧바로 '겹겹'의 의미로 쓸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4866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134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6497
2070 신청·청구 바람의종 2009.07.28 8409
2069 신장이 좋다? 바람의종 2011.01.30 11277
2068 신병, 신변 바람의종 2010.07.18 10905
2067 신병 바람의종 2007.10.21 7128
2066 신발 좀 간조롱이 놔! 바람의종 2010.01.26 9290
2065 신물이 나다 바람의종 2008.01.18 17410
2064 신문과 심문 바람의종 2010.08.14 11529
2063 식혜와 식해 바람의종 2010.05.06 9817
2062 식욕은 당기고, 얼굴은 땅기는 風文 2024.01.04 1056
2061 시험, 실험 바람의종 2010.08.14 10830
2060 시해 / 살해 바람의종 2012.03.27 10122
2059 시치미를 떼다 1 바람의종 2010.11.16 15371
2058 시치미를 떼다 바람의종 2008.01.18 10661
2057 시쳇말로 … 바람의종 2008.06.25 9914
2056 시체,사체,송장,주검,시신 바람의종 2010.02.07 11265
2055 시울 바람의종 2010.02.15 6848
2054 시옷불규칙활용 바람의종 2010.05.09 9449
2053 시세 조종 바람의종 2008.04.15 5462
2052 시보리 바람의종 2012.09.14 11936
2051 시말서, 회람 바람의종 2011.11.25 10644
2050 시말서 바람의종 2007.10.20 7266
2049 시라손이 바람의종 2009.07.17 735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