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0.26 02:23

첩첩산중

조회 수 10932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첩첩산중

중학교 때 도시에서만 자란 여선생님이 한 분 산골에 있는 우리 학교에 오셨는데 그분이 나중에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여기가 첫 부임지인데 버스를 타고 넘어도 넘어도 계속 산이 이어져, 이런 산골에서 살아야 한다는 게 무섭고 슬퍼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이렇게 산으로 겹겹이 둘러싸인 산골을 이르는 말이 '첩첩산중'입니다. 즉 '깊은 산속'이라는 뜻입니다. 용례를 살펴보면 '차도 다니지 않는 첩첩산중에 병원이 있을 리 없었다' '이곳은 첩첩산중인 정선 땅에서도 가장 깊은 산골이다' '계곡물 소리가 상쾌하다. 첩첩산중이라 그런지 약간 춥다는 생각이 든다'처럼 쓰입니다.

그런데 이 '첩첩산중'이란 말을 '난관이나 장애가 많다'라는 뜻으로 잘못 쓰는 경우를 가끔 볼 수 있습니다. '악재 첩첩산중, 검찰은 울고 싶어라.' 이 경우는 '깊은 산속'과는 별 상관이 없는 문맥으로, 넘어야 할 악재가 겹으로 쌓였다는 표현을 하려는 것이므로 '악재 첩첩'이라고 써야 의미가 제대로 전달됩니다. 첩첩(疊疊)은 여러 겹으로 겹쳐 있는 모양을 뜻합니다. 중중첩첩(重重疊疊)이라고도 하지요.

'적지인 데다 감정이 좋지 않은 심판까지 만났으니 한국 대표팀의 일본전은 첩첩산중이 될 것 같다'의 경우도 '첩첩산중이 될 것 같다'를 '힘든 경기가 될 것 같다' '장애가 첩첩하다' 등으로 고쳐야 합니다. '첩첩산중'에 있다면 물론 넘어야 할 산들이야 '첩첩'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깊은 산속'을 곧바로 '겹겹'의 의미로 쓸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5860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2438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7328
2072 누비다 風磬 2006.11.01 8563
2071 눈시울 風磬 2006.11.01 6382
2070 늦깎이 風磬 2006.11.06 6167
2069 닦달하다 風磬 2006.11.06 10968
2068 단골집 風磬 2006.11.06 8523
2067 단출하다 風磬 2006.11.06 7810
2066 대수롭다 風磬 2006.11.06 12641
2065 대충 風磬 2006.11.06 8624
2064 댕기풀이 風磬 2006.11.06 13178
2063 도무지 風磬 2006.11.06 10217
2062 風磬 2006.11.06 6882
2061 돌팔이 風磬 2006.11.16 8093
2060 되바라지다 風磬 2006.11.16 14399
2059 두루뭉수리 風磬 2006.11.16 7836
2058 뒤웅스럽다 風磬 2006.11.16 7554
2057 (뒷)바라지 風磬 2006.11.16 7131
2056 마누라 風磬 2006.11.26 8367
2055 망나니 風磬 2006.11.26 7950
2054 매무시 風磬 2006.11.26 7990
2053 멍텅구리 風磬 2006.11.26 7163
2052 메밀국수(모밀국수) 風磬 2006.11.26 9238
2051 무꾸리 風磬 2006.11.26 8124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