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터 시작
각 대학은 12월 10일부터 정시모집 원서 접수를 시작한다. 수능 점수를 바탕으로 자신에게 맞는 대학과 학과를 선택하느라 학생과 학부모들이 바쁠 때다. 수험생들은 논술 시험에도 대비해야 하므로 문장 표현에 관한 것을 한 가지 다루고자 한다. 위에서 '12월 10일부터 원서 접수를 시작한다'는 바른 문장이 아니다. 일상에서 '~부터 시작한다'를 흔히 사용하다 보니 어색함을 느끼지 못하지만 단어의 특성상 호응이 안 된다.
'부터'는 어떤 일이나 상태 따위에 관련된 범위의 시작임을 나타내는 보조사로, 일반적으로 끝을 나타내는 '까지'와 짝을 이룬다. '12월 10일부터 15일까지 원서를 접수한다' '축구를 잘해 중학교 때부터 대학교 때까지 늘 선수로 뽑혔다' '처음부터 끝까지 말썽이다' 등과 같이 '부터'는 '까지'와 잘 어울린다. 물론 '그는 어려서부터 공부를 잘했다' '쉬운 문제부터 풀어라' '너부터 노래를 해라' 등과 같이 '까지'가 붙지 않을 때도 있지만 뒤에 오는 서술어에 따라서는 '부터'가 어울리지 않는 경우가 있다. '부터'는 일이 진행되는 바로 그 순간의 개념인 '시작'과는 특히 어울리지 않는다. '시작'이 정확한 시점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12월 10일부터 원서 접수를 시작한다'는 '부터'를 빼고 '12월 10일 원서 접수를 시작한다'로 해야 올바른 문장이다. 이처럼 단어의 특성에 맞춰 앞 뒤 호응이 잘 되도록 해야 좋은 문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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