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0.25 06:18

주은, 구은, 책갈피

조회 수 8742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주은, 구은, 책갈피


가로수 길에 노랗게 은행잎이 깔렸습니다. 바람이라도 조금 불라치면 우수수 지는 잎들이 장관입니다. 어릴 적 이맘때면 색색의 나뭇잎을 모으느라 분주했는데, 어른보다 바쁜 요즘 어린이들은 그럴 여유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골라 '주운' 잎들은 책갈피 사이에 곱게 끼워 말렸다가 성탄절이나 새해 카드를 만드는 데 쓰기도 했지요.

그런데 위 글에 나오는 '주운'을 '주은'으로 쓰는 분이 많더라고요. '산에서 주은 단풍잎'처럼 말이죠. '줍다'는 ㅂ 불규칙 용언으로, 어간의 'ㅂ'이 'ㅜ'로 바뀌어 '주워 주우니 주웠다 주운'처럼 활용합니다. 따라서 '산에서 주운 단풍잎'처럼 쓰는 게 바릅니다. '밤을 굽다'에서의 '굽다'도 마찬가지로 '구워 구우니 구웠다 구운'처럼 써야 합니다. 그러므로 '화롯불에 구은 밤' '고구마를 구어 먹다'처럼 쓰는 것은 바르지 않습니다.

'책갈피'도 뜻을 정확하게 모르고 쓰는 경우가 자주 눈에 띕니다. 책갈피는 '책장과 책장의 사이'를 뜻하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책을 읽다가 어딘가 다녀와야 할 때는 책갈피를 끼워놓고 가면 됩니다' '익스플로러에도 책갈피와 같은 기능을 담당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즐겨찾기입니다' 등에서의 '책갈피'는 잘못 사용한 것입니다. 이 경우는 '서표(書標)'라는 단어를 쓰는 게 맞습니다. 서표는 '읽던 곳이나 필요한 곳을 찾기 쉽도록 책갈피에 끼워 두는 종이 쪽지나 끈'을 말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6248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9134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23889
1390 맞히다와 맞추다 바람의종 2010.02.06 10742
1389 건달 바람의종 2010.02.06 7309
1388 쓰이다, 쓰여, 씐 바람의종 2010.02.06 8309
1387 비싼 돈, 싼 돈 바람의종 2010.02.06 7560
1386 ‘그러지 좀 마라’ 바람의종 2010.02.07 7901
1385 가파르다의 활용 바람의종 2010.02.07 8640
1384 시체,사체,송장,주검,시신 바람의종 2010.02.07 11330
1383 새의 꼬리 바람의종 2010.02.07 8461
1382 여운을 남기다 바람의종 2010.02.07 10606
1381 백지 와 그라노! 바람의종 2010.02.08 7221
1380 북녘의 속담 바람의종 2010.02.08 8498
1379 좇다와 쫓다 바람의종 2010.02.08 9224
1378 어떡해,어떻게 바람의종 2010.02.08 9430
1377 박스오피스 바람의종 2010.02.08 8590
1376 나름껏, 나름대로 바람의종 2010.02.08 8191
1375 파고다 바람의종 2010.02.09 11828
1374 접미사 ‘-짜리’ 바람의종 2010.02.09 9380
1373 관형사 바람의종 2010.02.09 10493
1372 학을 떼다, 염병, 지랄 바람의종 2010.02.09 19313
1371 꽁수, 꼼수, 뽀록나다 바람의종 2010.02.09 9783
1370 치르다·치루다 바람의종 2010.02.12 13157
1369 근낭 가디! file 바람의종 2010.02.12 776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87 88 89 90 91 92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