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0.24 00:29

곁불, 겻불

조회 수 8227 추천 수 2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곁불, 겻불

'모닥불 피워 놓고/마주 앉아서/우리들의 이야기는/끝이 없어라/인생은 연기 속에/재를 남기고/말없이 사라지는/모닥불 같은 것…' 인생에 대한 상념과 예감을 노래한 박인희의 '모닥불'중 일부다. '모닥불'처럼 만추(晩秋)의 서정을 느낄 수 있는 것으로 '곁불'이 있다. 춥다 싶으면 장터 등에서 몇명이 모여 나눠 쬐는, 정감 있는 불이다. '무사는 얼어죽더라도 곁불을 쬐지 않는다'처럼 쓰이는 '곁불'을 '겻불'과 혼용하는 경우가 있으나 '곁불'이 바른 표현이다.

'겻불'은 벼·보리·조 따위를 찧고 난 껍질을 태울 때 나오는 미미한 불기운이다. '군중의 서슬이 겻불 사그라지듯 누그러졌다'에서 볼 수 있다. '곁불'의 '곁'과 뜻이 비슷한 단어로 '옆'이 있다. 그 쓰임새의 차이도 재밌다. '옆'은 사물의 오른쪽이나 왼쪽의 면 또는 그 근처를 말한다. 상대방은 생각도 없는데 요구하고 알려줌으로써 대접을 받는다는 뜻의 '옆 찔러 절 받기'와 '옆으로 눕다·옆을 살피다' 등이 있다.

이와 달리 '곁'은 '옆'보다 넓은 의미로 대상을 중심으로 한 근방이나 가까운 주변 모두를 나타낸다. '환자 곁을 지키다' '아이는 엄마 곁에 바짝 다가앉았다'등이 그 용례며, 다른 사람에게 가까이 할 수 있도록 속을 터준다는 뜻의 '곁을 주다', '전쟁 통에 단신 월남한 그에겐 가까운 곁이 없다' 등에서 보이는 것처럼 심리적으로 같이 할 수 있는 대상을 지칭할 때도 '곁'이 사용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4480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130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06432
2070 갈갈이, 갈가리 바람의종 2008.10.30 7396
2069 유명세를 타다 바람의종 2008.10.30 7272
2068 신토불이 바람의종 2008.10.30 7387
2067 꼬시다 바람의종 2008.10.29 7689
2066 린치, 신나, 섬머 바람의종 2008.10.29 7133
2065 한참, 한창 바람의종 2008.10.29 7878
2064 영어식 표현 바람의종 2008.10.27 6908
2063 과태료, 벌금, 보상, 배상 바람의종 2008.10.27 7817
2062 깍둑이, 부스럭이 바람의종 2008.10.27 13307
2061 첩첩산중 바람의종 2008.10.26 10888
2060 더 이상 바람의종 2008.10.26 5669
2059 ~부터 시작 바람의종 2008.10.26 6519
2058 릉, 능 바람의종 2008.10.25 8796
2057 갈치, 적다, 작다 바람의종 2008.10.25 8313
2056 주은, 구은, 책갈피 바람의종 2008.10.25 8676
2055 쪽집게, 짜깁기 바람의종 2008.10.24 7968
2054 부딪치다, 부딪히다, 부닥치다 바람의종 2008.10.24 21226
» 곁불, 겻불 바람의종 2008.10.24 8227
2052 띄어스기 - "데" 바람의종 2008.10.23 11086
2051 띄어스기 - "지" 바람의종 2008.10.23 10334
2050 띄어쓰기 - "만" 바람의종 2008.10.23 7615
2049 안성마춤 바람의종 2008.10.23 598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