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0.14 00:12

졸이다, 조리다

조회 수 6840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졸이다, 조리다

'옛날 어떤 사람이 소실을 두고 있었습니다. 소실은 입 안의 혀처럼 굴었습니다. 본부인이 보약을 달여 올 때면 약의 양이 많았다 적었다 들쭉날쭉했으나 소실이 달여오는 것은 항상 먹기 좋을 만한 양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 여자를 사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전말을 알게 되었습니다. 소실은 약이 너무 줄어들었으면 물을 타고, 너무 많으면 따라 버렸던 것입니다.'

이런 얘기가 있는 걸 보면 약을 달여서 적당한 양을 맞추기가 정말 어려운 모양입니다. 위 이야기에서처럼 약탕관에 물이 많아서 더 끓이는 것을 표현할 때 약을 '졸인다'라고 할까요, '조린다'라고 할까요? '졸이다'는 국이나 찌개·한약 따위의 물을 증발시켜 양을 줄이는 것을 뜻합니다. 예를 들면 '오가피 2백g을 물 석 되에 넣어 한 시간 정도 졸여 마신다' '염전에 바닷물을 퍼다 부어 햇볕에 졸여 만든 것이 천일염이다' 등과 같이 쓰입니다.

'조리다'는 어육이나 채소 따위를 양념해 간이 충분히 스며들도록 바짝 끓인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면 '돼지고기를 양념장에 조려낸 음식' '무 대신 감자나 토란을 넣고 조려도 맛이 좋다'처럼 씁니다.

열을 가하는 목적을 생각해 보면 구별하기 쉽습니다. 물이 너무 많아서 양을 줄이는 게 목적이면 '졸이다'를 쓰고, '건더기'에 맛이 배도록 하는 게 목적이면 '조리다'를 쓰면 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8322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205005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9828
1214 곁불, 겻불 바람의종 2008.10.24 8269
1213 니캉 내캉! 바람의종 2008.10.24 8147
1212 띄어스기 - "데" 바람의종 2008.10.23 11118
1211 띄어스기 - "지" 바람의종 2008.10.23 10384
1210 띄어쓰기 - "만" 바람의종 2008.10.23 7668
1209 안성마춤 바람의종 2008.10.23 6043
1208 어떻게 바람의종 2008.10.23 4929
1207 님, 임 바람의종 2008.10.22 5541
1206 낯설음, 거칠음 바람의종 2008.10.22 9923
1205 굽신거리다 바람의종 2008.10.22 6811
1204 토끼 바람의종 2008.10.22 8133
1203 내비게이션 바람의종 2008.10.20 7077
1202 손톱깍이, 연필깍이 바람의종 2008.10.17 5659
1201 갯벌, 개펄 바람의종 2008.10.17 8350
1200 굴착기, 굴삭기, 레미콘 바람의종 2008.10.17 7958
1199 강쇠 바람의종 2008.10.17 7944
» 졸이다, 조리다 바람의종 2008.10.14 6840
1197 빌어, 빌려 바람의종 2008.10.14 11047
1196 메다, 매다 바람의종 2008.10.14 7501
1195 쇠르 몰구 가우다! 바람의종 2008.10.14 6143
1194 즐겁다, 기쁘다 바람의종 2008.10.13 7779
1193 눈꼽, 눈쌀, 등살 바람의종 2008.10.13 10015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