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0.14 00:10

빌어, 빌려

조회 수 11022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빌어, 빌려

거의 모든 책 앞부분에는 그 책을 쓴 저자나 역자가 독자에게 드리는 글이 있다. 이 같은 글들의 맨 마지막에는 언제나 '이 자리를 빌어 ○○○에게 감사한다'는 말이 나오는데 이런 경우 '빌어'는 '빌려'로 바로잡아야 한다. 전에는 '남의 물건을 돌려주기로 하고 갖다가 쓰다'의 뜻으로 '빌다'를, '어느 기한에 도로 찾기로 하고 물건을 남에게 내어 주다'의 뜻으로는 '빌리다'를 썼다. 그러나 1988년 표준어 규정에서는 이 두 단어의 의미를 구별하지 않고 '빌리다'만을 표준어로 삼았다. 즉 '차용(借用)하다' '가차(假借)하다' '대출(貸出)하다' '대여(貸與)하다' 등에서 '借(빌 차)'와 '貸(빌릴 대)'에 해당하는 우리말을 '빌리다'로 통일한 것이다.

대상물에 대한 행위를 더 명확하게 하려면 '借'의 뜻으로 '빌려 오다'를, '貸'의 뜻으론 '빌려 주다'를 쓰면 된다. '남의 도움을 입을 때'나 '남의 말과 문장을 인용할 때'에도 '빌리다'를 쓴다. '그는 술의 힘을 빌려 속내를 털어놓았다' '한동안 회자됐던 표현을 빌리자면 작품이 살아야 비평이 산다'등의 경우다.

'빌다'는 소원이 이루어지도록 바라며 기도할 때('망자들의 극락왕생을 빌기에도 평생이 모자랄 거예요'), 잘못을 용서해 달라고 간곡히 청할 때('잘못했으니 용서해 달라고 선생님께 빌어라'), (남의 것을)거저 달라고 사정할 경우('너처럼 일하기 싫어하면 빌어먹기 딱 알맞다')에 쓰인다. 즉'祝'(빌 축)이나 '乞'(빌 걸)의 뜻으로는 '빌다'를 사용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목록 바람의종 2006.09.16 50437
공지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file 바람의종 2007.02.18 196926
공지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風磬 2006.09.09 211891
1214 곁불, 겻불 바람의종 2008.10.24 8245
1213 니캉 내캉! 바람의종 2008.10.24 8123
1212 띄어스기 - "데" 바람의종 2008.10.23 11097
1211 띄어스기 - "지" 바람의종 2008.10.23 10340
1210 띄어쓰기 - "만" 바람의종 2008.10.23 7634
1209 안성마춤 바람의종 2008.10.23 6004
1208 어떻게 바람의종 2008.10.23 4922
1207 님, 임 바람의종 2008.10.22 5525
1206 낯설음, 거칠음 바람의종 2008.10.22 9907
1205 굽신거리다 바람의종 2008.10.22 6787
1204 토끼 바람의종 2008.10.22 8051
1203 내비게이션 바람의종 2008.10.20 7063
1202 손톱깍이, 연필깍이 바람의종 2008.10.17 5642
1201 갯벌, 개펄 바람의종 2008.10.17 8322
1200 굴착기, 굴삭기, 레미콘 바람의종 2008.10.17 7934
1199 강쇠 바람의종 2008.10.17 7907
1198 졸이다, 조리다 바람의종 2008.10.14 6819
» 빌어, 빌려 바람의종 2008.10.14 11022
1196 메다, 매다 바람의종 2008.10.14 7471
1195 쇠르 몰구 가우다! 바람의종 2008.10.14 6127
1194 즐겁다, 기쁘다 바람의종 2008.10.13 7756
1193 눈꼽, 눈쌀, 등살 바람의종 2008.10.13 999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