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08.10.14 00:10

빌어, 빌려

조회 수 11034 추천 수 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빌어, 빌려

거의 모든 책 앞부분에는 그 책을 쓴 저자나 역자가 독자에게 드리는 글이 있다. 이 같은 글들의 맨 마지막에는 언제나 '이 자리를 빌어 ○○○에게 감사한다'는 말이 나오는데 이런 경우 '빌어'는 '빌려'로 바로잡아야 한다. 전에는 '남의 물건을 돌려주기로 하고 갖다가 쓰다'의 뜻으로 '빌다'를, '어느 기한에 도로 찾기로 하고 물건을 남에게 내어 주다'의 뜻으로는 '빌리다'를 썼다. 그러나 1988년 표준어 규정에서는 이 두 단어의 의미를 구별하지 않고 '빌리다'만을 표준어로 삼았다. 즉 '차용(借用)하다' '가차(假借)하다' '대출(貸出)하다' '대여(貸與)하다' 등에서 '借(빌 차)'와 '貸(빌릴 대)'에 해당하는 우리말을 '빌리다'로 통일한 것이다.

대상물에 대한 행위를 더 명확하게 하려면 '借'의 뜻으로 '빌려 오다'를, '貸'의 뜻으론 '빌려 주다'를 쓰면 된다. '남의 도움을 입을 때'나 '남의 말과 문장을 인용할 때'에도 '빌리다'를 쓴다. '그는 술의 힘을 빌려 속내를 털어놓았다' '한동안 회자됐던 표현을 빌리자면 작품이 살아야 비평이 산다'등의 경우다.

'빌다'는 소원이 이루어지도록 바라며 기도할 때('망자들의 극락왕생을 빌기에도 평생이 모자랄 거예요'), 잘못을 용서해 달라고 간곡히 청할 때('잘못했으니 용서해 달라고 선생님께 빌어라'), (남의 것을)거저 달라고 사정할 경우('너처럼 일하기 싫어하면 빌어먹기 딱 알맞다')에 쓰인다. 즉'祝'(빌 축)이나 '乞'(빌 걸)의 뜻으로는 '빌다'를 사용한다.


  1. No Image notice by 바람의종 2006/09/16 by 바람의종
    Views 54289 

    ∥…………………………………………………………………… 목록

  2.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3. No Image notice by 風磬 2006/09/09 by 風磬
    Views 215812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4. No Image 27Nov
    by 바람의종
    2008/11/27 by 바람의종
    Views 8925 

    빨강색, 빨간색, 빨강

  5. No Image 28Feb
    by 바람의종
    2008/02/28 by 바람의종
    Views 7170 

    빛깔말

  6. No Image 18May
    by 風文
    2020/05/18 by 風文
    Views 1780 

    빛깔 이름/ 염지

  7. No Image 08May
    by 바람의종
    2010/05/08 by 바람의종
    Views 10039 

    빚쟁이

  8. No Image 06Oct
    by 바람의종
    2009/10/06 by 바람의종
    Views 15812 

    빗어 주다, 빗겨 주다

  9. No Image 14Oct
    by 바람의종
    2008/10/14 by 바람의종
    Views 11034 

    빌어, 빌려

  10. No Image 25Jul
    by 바람의종
    2010/07/25 by 바람의종
    Views 18984 

    빌려 오다, 빌려 주다, 꾸다, 뀌다

  11. No Image 18Mar
    by 바람의종
    2008/03/18 by 바람의종
    Views 7047 

    빌레와 바위

  12. No Image 31Mar
    by 바람의종
    2009/03/31 by 바람의종
    Views 6701 

    빌레

  13. No Image 07May
    by 바람의종
    2010/05/07 by 바람의종
    Views 14711 

    빈털털이, 빈털터리

  14. No Image 04Dec
    by 바람의종
    2009/12/04 by 바람의종
    Views 14357 

    빈축, 효빈, 눈살, 눈쌀

  15. No Image 08Sep
    by 바람의종
    2010/09/08 by 바람의종
    Views 8396 

    빈소와 분향소

  16. No Image 23Dec
    by 風磬
    2006/12/23 by 風磬
    Views 7791 

    빈대떡

  17. No Image 01Sep
    by 바람의종
    2010/09/01 by 바람의종
    Views 8131 

    빈대떡

  18. No Image 13Feb
    by 바람의종
    2008/02/13 by 바람의종
    Views 8495 

    비후까스

  19. No Image 15Sep
    by 風文
    2021/09/15 by 風文
    Views 1092 

    비판과 막말

  20. No Image 18Sep
    by 바람의종
    2008/09/18 by 바람의종
    Views 11350 

    비치다, 비추다

  21. No Image 23Dec
    by 風磬
    2006/12/23 by 風磬
    Views 7312 

    비지땀

  22. No Image 14Jan
    by 바람의종
    2008/01/14 by 바람의종
    Views 17823 

    비위맞추다

  23. No Image 06Feb
    by 바람의종
    2010/02/06 by 바람의종
    Views 7519 

    비싼 돈, 싼 돈

  24. No Image 05Mar
    by 바람의종
    2012/03/05 by 바람의종
    Views 11486 

    비속어

  25. 비비추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2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 86 ... 157 Next
/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