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매김
외래어 아닌 외국어가 홍수를 이루고 있는 국어의 현실에서 우리 것을 살려 쓰려는 움직임을 만나면 참 반갑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자주 눈에 띄는 '자리 매김'이란 말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매기다'는 차례·값·등수 따위를 정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자리 매김'은 '자리를 정한다'는 뜻이겠죠? 예를 들면 '사투리를 어떻게 자리 매김할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다'라는 문장은 '사투리의 자리를 어떻게 정할 것인가? 향토색을 나타내는 중요한 자산으로 볼 것인가, 단지 비표준어로 치부할 것인가'하는 의미로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리 매김'이란 말을 널리 쓰게 되면서 조금 어색한 문장도 종종 보게 됩니다.
''엽기'라는 단어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이미 하나의 문화로 자리 매김했다.'
이 문장을 줄여서 다시 써 보면 ' '엽기'라는 단어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매겼다'가 될 텐데 '-를'에 해당하는 말이 빠져 어색합니다. 이 경우는 '자리 매김했다'보다는 '자리 매겨졌다'나 '자리 잡았다'로 쓰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손예진은 중국에서 상영되고 있는 영화 '클래식'을 통해 한류 스타로 자리 매김했다'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자리잡았다'로 바꾸는 게 낫습니다. 사람이 적절한 자리를 찾지 못하면 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듯이, 단어 역시 있을 자리를 잘 찾아야 뜻이 살아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습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 목록 | 바람의종 | 2006.09.16 | 40745 |
공지 | 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일람표 | 바람의종 | 2007.02.18 | 187160 |
공지 | 간추린 국어사 연대표 | 風磬 | 2006.09.09 | 202282 |
1408 | 숫컷, 숫소? | 바람의종 | 2008.09.30 | 4863 |
1407 | 가르치다, 가리키다 | 바람의종 | 2008.10.01 | 6701 |
1406 | ~에, ~에게, ~한테, ~더러 | 바람의종 | 2008.10.01 | 7932 |
1405 | 물을 길러, 라면이 불기 전에 | 바람의종 | 2008.10.01 | 12912 |
1404 | 량, 양 (量) | 바람의종 | 2008.10.04 | 9305 |
1403 | 동포, 교포 | 바람의종 | 2008.10.04 | 7877 |
1402 | 용트림, 용틀임 | 바람의종 | 2008.10.04 | 8623 |
1401 | 세리머니 | 바람의종 | 2008.10.07 | 7402 |
1400 | 삭이다, 삭히다 / 썩히다, 썩이다 / 박히다, 박이다 | 바람의종 | 2008.10.10 | 10523 |
1399 | 해거름, 고샅 | 바람의종 | 2008.10.11 | 7860 |
1398 | 구설수 | 바람의종 | 2008.10.11 | 7071 |
1397 | 벌이다, 벌리다 | 바람의종 | 2008.10.11 | 9169 |
» | 자리 매김 | 바람의종 | 2008.10.13 | 7068 |
1395 | 눈꼽, 눈쌀, 등살 | 바람의종 | 2008.10.13 | 9969 |
1394 | 즐겁다, 기쁘다 | 바람의종 | 2008.10.13 | 7730 |
1393 | 메다, 매다 | 바람의종 | 2008.10.14 | 7451 |
1392 | 빌어, 빌려 | 바람의종 | 2008.10.14 | 11009 |
1391 | 졸이다, 조리다 | 바람의종 | 2008.10.14 | 6800 |
1390 | 굴착기, 굴삭기, 레미콘 | 바람의종 | 2008.10.17 | 7903 |
1389 | 갯벌, 개펄 | 바람의종 | 2008.10.17 | 8298 |
1388 | 손톱깍이, 연필깍이 | 바람의종 | 2008.10.17 | 5627 |
1387 | 굽신거리다 | 바람의종 | 2008.10.22 | 6749 |